
미국 시민권 신청에 대한 심사가 크게 강화되면서 시민권 취득의 문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올해 7월 시민권 신청 심사 거부율이 20.1%에 달해 심사가 완료된 신청자 5명 중 1명이 시민권 취득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이민서비스국(USCIS) 자료를 분석한 이민정책 연구기관 니스카넨센터(Niskanen Center)에 따르면 올해 7월 시민권 신청 심사 거부율은 약 20.1%로, 지난해 같은 달 약 10%에서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시민권 신청 처리 건수도 급감했다. 지난해 7월 8만77건이었던 처리 건수는 올해 7월 2만674건으로 줄어 약 74% 감소했다.
심사 지연도 심각하다. 신청 후 6개월 이상 대기 중인 시민권 신청 건수는 지난해 7월과 비교해 338% 증가했다. 심사가 강화되는 가운데 처리 속도까지 크게 떨어지면서 시민권 취득을 기다리는 영주권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민권 심사의 엄격성을 높이기 위해 영어 능력과 미국 역사·정부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는 시험을 강화했다.
USCIS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접수된 시민권 신청에는 새로운 시민권 시험이 적용된다. 시험 문제은행은 기존 100개에서 128개로 확대됐으며, 실제 시험에서는 종전 10문항 중 6문항을 맞혀야 했던 기준이 최대 20문항 중 12문항 정답으로 변경됐다.
또한 신청자의 도덕적 품성(Good Moral Character), 과거 이민 기록, 미국 헌법에 대한 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도 강화됐다. USCIS는 지난해 11월부터 시민권 신청자의 거주 및 자격 요건을 확인하기 위한 이웃 조사도 재개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시민권 심사 강화와 함께 귀화 시민에 대한 시민권 박탈 정책까지 확대되면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유지하는 과정이 모두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민권 심사 거부율 급등이 강화된 시민권 시험 때문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새로운 시험이 도입된 이후 실제 심사 결과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는 전체 시민권 신청자 가운데 20.1%가 거부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7월 한 달 동안 승인 또는 거부 결정이 내려진 신청 건수 가운데 거부된 비율을 뜻한다.
특히 9월 28일 이민 전문매체 TR 이민그레이션이 공개한 분석에서는 올해 7월 말 기준 시민권 신청 적체 건수가 77만8,489건에 달했으며, 평균 처리 기간은 지난해 7월 6.4개월에서 올해 7월 11.4개월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민권 심사 거부율 상승과 처리 지연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민권 취득을 준비하는 영주권자들은 신청 서류와 과거 이민 기록, 영어 및 시민권 시험 준비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목 기자>knewsl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