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클린스만호는 30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조규성(미트윌란)의 극적 동점골에 힘입어 정규시간을 1-1로 비긴 뒤, 연장전 이후 진행한 승부차기에서 펼쳐진 조현우(울산 HD)의 선방쇼로 다음 라운드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신태용의 인도네시아를 꺾은 호주를 8강에서 만난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최정예 멤버와 맞춤 전술을 들고 나왔다. 부임 이후부터 조별리그까지 백포 전술을 썼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백스리 전술을 선택했다. 측면 공격이 강한 사우디를 막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공격에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자리했고, 중원에는 설영우(울산 HD),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즈베즈다), 김태환(전북현대)이 배치됐다.
백스리에는 김영권(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울산)이 출전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양 팀 모두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펼쳤다. 수비적인 백스리 전술을 사용, 공격적인 운영보다는 비슷한 점유율로 중원에서 상대 뒷공간을 노렸다.
한국이 먼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전반 26분 김태환이 후방에서 넘겨준 공을 손흥민이 터치 후 박스 안으로 침투,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사우디는 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 골 찬스를 맞았다. 살렘 알도사리가 살레 알셰흐리에게 패스를 시도, 공을 받은 알셰흐리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영점이 정확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41분 큰 위기를 맞았다. 코너킥에서 알 라자미, 알셰흐리가 연속으로 슈팅했으나 모두 골대에 맞았다. 이어진 상황에서 나온 마지막 슈팅은 김민재가 막았다.
사우디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제골에 성공했다. 후반 1분 알도사리의 패스를 받은 압둘라 라디프가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후반 9분 정우영을 대신해 황희찬(울버햄튼)이 투입됐다. 후반 19분에는 정승현, 이재성을 빼고 박용우(알아인), 조규성을 투입하며 다시 백포 전술로 득점을 노렸다.
한국은 득점을 위해 무게 중심을 앞쪽으로 옮겼다. 사우디는 리드를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수비 운영을 가져갔다.
슈팅 기회는 많았다. 조규성, 황희찬, 설영우 등을 앞세워 상대 골문을 노렸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마침내 한국은 승부의 균형을 바로잡았다. 후반 54분 설영우의 패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 전반 6분 이강인의 프리킥을 박용우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연장 전반 8분에는 이강인이 올린 코너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마무리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미드필더진에 변화를 줬다. 연장 전반 14분 황인범을 빼고 홍현석(헨트)을 투입하며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어진 연장 후반 1분 조규성이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 측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노렸으나 골대 옆을 향했다.
조규성은 또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연장 후반 3분 골키퍼가 흘린 공을 조규성이 직접 마무리하지 않고 쇄도하던 동료에게 패스했다. 이후 손흥민의 슈팅까지 연결됐으나 득점과는 거리가 있었다.
한국의 공격은 이어졌다. 연장 후반 9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박스 안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꾀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시 선수 교체로 변화를 가져갔다. 연장 후반 11분 김민재를 빼고 박진섭(전북)을 투입했다.
왼쪽과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노렸지만 사우디의 골망은 열리지 않았다. 연장 후반 33분에 라디프가 골키퍼와 단독 찬스를 맞았으나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서 한국 키커들은 모두 성공, 사우디 세 번째 키커였던 사미 알나헤이와 네 번째 키커 압둘라흐만 가리브가 조현우 선방에 막히며 한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