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 대한 반감으로 미국 전역에서 반(反)테슬라 시위가 일고 주가가 폭락하자 지원에 나선 것이다.
11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을 테슬라 전시장으로 꾸며 직접 홍보에 나섰다.
전시회는 기자회견과 자동차 광고가 섞인 형태로 30분 동안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 캐나다 관세,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동안 총 다섯 대의 테슬라 차량을 직접 시승했다.
밝은 빨간색 모델 S를 가리키며 “내가 좋아하는 건 저 차다. 저걸 갖고 싶다”고 말했다. 모델 S 가격은 약 8만 달러(약 1억1600만 원)다.
그러자 옆에 있던 머스크가 “이 차는 방탄”이라며 사이버트럭을 추천하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년 동안 전기차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2023년 말 “전기차는 지옥에서 썩어야 한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적 있다. 전기차가 너무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다고 여러 번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전시회에선 자신에게 충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옹호했다.
경호국에서 대통령의 운전을 허용하지 않아 오랫동안 못 했지만, 운전을 정말 좋아한다며 “이 차를 백악관에 두고 직원들이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차 대금은 수표로 지불할 것이며, 할인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1기 때 켈리앤 콘웨이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 장녀인 이방카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제품을 사도록 권장했다가 공식 경고를 받은 일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시회가 머스크를 돕기 위한 것이라며 “그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공무원 해고와 전방위적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머스크에 대한 반감으로 전국 테슬라 매장에서 각종 시위와 파손 피해가 잇따르자 두둔에 나선 것이다.
테슬라 주가도 전날 15% 넘게 폭락하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얻은 상승분을 대부분 잃었다.
백악관에서 테슬라 전시회 이후 테슬라 주가는 반등해 상승세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슬라 매장에서 발생하는 폭력 행위를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하겠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또 “그들을 잡아 지옥을 경험하게 할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2년 안에 미국 내 테슬라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화답했다.
정치 기부도 1억 달러 하겠다는 의향도 표명했다고 한다. 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최근 트럼프 고문들에게 트럼프 정치 활동에 관여하는 단체에 1억 달러를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백악관 직원, 심지어 파트타임 직원조차도 상사 의제를 지원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정치 자금을 기부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인 지원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한다.
AP에 따르면 투자은행 웨드부시의 금융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테슬라는 트럼프와 정부효율부(DOGE)의 정치적 상징이 되고 있는데, 이는 브랜드에 좋지 않은 일”이라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론 해를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