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은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몸조심하길 바란다’며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천박한 정치’, ‘불법 테러 선동’ 등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상공의날 기념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의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공당의 대표로서 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협박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를 너무 천박하게 만드는 것 같아 굉장히 안타깝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도대체 거대 야당 대표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발언인지, IS(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같은 테러리스트가 한 말이 아닌지 잠시 착각했다”며 “명백히 자신의 지지자들로 하여금 테러를 저지르라고 부추기는 불법 테러 선동”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야말로 가히 협박죄 현행범이고, 권한대행을 상대로 협박을 가했으니 내란 선동죄 현행범”이라며 “뭐가 그렇게 불안해서 막말하는 것인가. 헌재 판결 때문인가 아니면 본인의 재판 때문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과연 헌재 탄핵 심판 결과와 본인의 재판 결과를 승복할지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치졸하기 짝이 없는 협박을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대표가 본인 재판을 앞두고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될 위기에 처하자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대통령 권한대행한테까지 본인들 말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정잡배나 할 법한 겁박을 일삼는 충격적인 망언을 내뱉었다”며 “거대 의석을 무기 삼아 수십 번 남발해 온 탄핵과 특검으로는 모자랐던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당의 대표가 행정부 수장을 탄핵으로 겁박하고 몸조심하라며 협박하는 도를 넘는 폭주는 국민적 분노와 갈등만 야기할 뿐”이라며 “이 대표가 선을 넘을수록 국민적 분노가 민주당을 향하고 ‘이러니 이재명은 안 된다’는 사실만 명확해질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부디 이성을 되찾고 자신을 돌아보기 바란다”며 “이제라도 해당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당 중진과 잠룡들도 일제히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된다면 피의 숙청을 해대며 절대 다수 국회 의석을 흉기로 악용해 영구 독재를 위한 광란의 칼춤을 춰댈 것이 뻔하다”며 “경찰은 이재명 대표를 협박죄 현행범으로 즉각 체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안 그래도 이 대표 주변 사람들이 수사 관련해서 하나둘씩 비극적 결말을 맺은 것이 다시금 생각나면서 간담 서늘해지기도 한다”며 “신변보호 경호인력이 필요한 것은 이 대표가 아니라 최 대행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 대행은 정부의 대표다. 이 대표의 불편한 감정을 받아주는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라며 “부디 제1야당의 대표로서 체통과 예의를 지키기 바란다”고 적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본인 재판 선고 날짜가 다가오니 가면을 벗고 섬뜩한 조폭의 정체를 감추지도 않는다”며 “이재명 특유의 폭력적 보복 광기”라고 적었다.
원 전 장관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몸조심해야 할 상황”이라며 “조폭식 협박, 김정은식 숙청이 몸에 밴 이재명은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최대 위험”이라고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개딸들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체포하라고 선동하는 것인가. 조폭들에게 테러를 선동하는 것인가”라며 “그런 식의 무법천지라면 국민들 누구나 중대한 범죄혐의자 이재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도 되니 이 대표야말로 몸조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몸조심하기 바란다.’ 깡패들이 쓰는 말이다”라고 짧게 적었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결국 최 대행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장동혁 의원은 국회에서 진행된 상설특검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거의 정신 나간 수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공당의 대표가 그런 발언을 한 것을 보면 지금 탄핵심판이 민주당 의도대로 돼 가지 않는 것을 느끼고 오늘 특검법을 발의한 것”이라며 “이 상설특검을 해놓고 최 대행이 바로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과 묶어서 최 대행을 탄핵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하고 있는 최 대행을 향해 “지금 이 순간부터 최 대행은 국민 누구나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