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역에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을 확산시킨 조지 플루이드 사망 5주기를 맞은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그 상징적 공간이었던 BLM플라자를 철거했다.
25일 뉴욕타임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워싱턴DC 16번가에 위치한 BLM플라자의 벽화 철거가 시작됐으며, 이 공간은 약 6주 간의 공사를 걸쳐 ‘리버티 플라자(Liberty Plaza)’로 재개장될 예정이다.
BLM플라자는 2025년 5월25일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루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광장에 조성됐다.
사건 발생 직후 이곳에는 노란색으로 ‘Black Lives Matter’라는 대형 문구가 그려졌고, 이는 세계적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이 광장은 1917년 여성 참정권 행진부터 인종 평등, 성소수자 권리 투쟁 등 100년 넘게 미국 시민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두 달만인 지난 3월, 공화당 의원들은 BLM플라자의 문구와 벽화를 철거하지 않으면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워싱턴 시장을 압박했고, 결국 철거가 시작됐다.
벽화를 그린 예술가 중 한 명인 키요나 존스는 “벽화가 지워졌다고 해서 역사적인 중요성도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글자는 지워졌지만 여전히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예술이 무언가를 해냈다는 점에서 오히려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BLM플라자 철거 소식에 반가움을 표했다.
해리슨 필즈 백악관 대변인은 “BLM플라자는 흑인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도덕 과시만을 위한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워싱턴DC를 정비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단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