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하는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견해 차가 점점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먼 부의장은 23일 체코 중앙은행 주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억제된 상태가 이어지면 이르면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 및 관세 협상이 진전되면서 현재의 경제 환경은 확연히 덜 위험한 국면에 들어섰다”며 “앞으로의 정책 경로를 생각할 때 이제는 정책금리를 조정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 20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CNBC 인터뷰에서 “7월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으로, 금리 인하론에 힘을 실은 연준 고위 인사의 추가 발언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이달 초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에 취임했다.
FT는 “연준 내부에서 트럼프 관세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둘러싼 입장 차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해설했다.
보먼 부의장은 이날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그는 “고용 안정이라는 연준의 책무에 있어 하방 위험을 보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노동시장에서 일부 취약성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월 회의 전까지 고용과 물가 지표가 한 차례 더 발표될 예정”이라며 “만약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유지되고, 소비 둔화가 고용시장 약화로 이어지는 조짐이 보인다면, 이는 우리의 정책 논의에 반드시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먼 부의장의 발언 직후, 금리 전망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8%포인트 하락한 3.82%까지 떨어졌다.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연준은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4회 연속 동결 결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2.50%)과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2%포인트로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