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의 지방법원에서 북한 은행을 대신해 자금 세탁을 함으로써 북한이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도운 중국 회사 2곳의 자금 100만달러 가량을 압수판결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뉴스매체 NK뉴스(NK NEWS)가 3일(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미 연방수사국(FBI)가 렌시 인터내셔널 트레이딩과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이라는 중국회사 2곳이 북한 은행 자금 수백만달러를 세탁하는 창구로 이용돼온 것을 밝혀낸 뒤 내려진 것이다.
루돌프 콘트레라스 판사는 앞의 두 중국회사를 운영해온 탕신과 리시춘이라는 부부의 계좌에 있는 95만6000달러의 압류를 허가해 달라는 미 정부의 요청을 승인한다고 판결했다.
압류된 돈은 탕신의 EB-5 이민투자계좌와 두 부부의 미국은행 계좌에 있는 돈으로 그들의 자금이 당초 국제긴급경제력법(IEEPA)을 위반해 마련한 것이다.
미국은 탕과 리 부부가 북한의 외환은행(FTB)의 자금을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송금되도록 도운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은 부부가 외국자산통제국(OFAC)으로부터 송금 허가를 받지 않는 등 IEEPA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또 두 사람은 중국 통신회사인 ZTE사가 미국이 북한에 수출을 금지한 미국산 물품을 북한에 수출하는 것을 도운 혐의도 받고 있다. ZTE사는 지난 2017년 3월 북한에 불법 수출을 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었다.
ZTE는 북한 국영 체신 및 전화회사( KPTC)와 계약을 맺고 있었다.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은 2010년 11월과 2015년 7월에 OFAC의 승인을 받지 않고 북한은행에서 받은 760만달러를 ZTE에 송금했다.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은 또 2015년 4월과 2016년 5월 렌시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에 690만달러를 송금했으며 이는 불법 자금세탁을 위해서였다.
미 정부는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이 총 1240만달러 이상을 당돈 지쳉 메탈릭 머티리얼사, 단동 홍샹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프먼트사, 밍젠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사, 만수대 해외 부분 등 미국의 제재를 뛰어넘으려 시도한 회사들로부터 받았다.
미국은 탕과 리 부부에게 지난해 9월 해명을 요구했으나 두 사람이 답변을 하지 않자 “부재자 재판”을 청구했다.
콘트레라스 판사는 정부의 요청을 승인하면서 미국이 “피고의 자금이 IEEPA를 위반했다는 주장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여러 나라를 거쳐 송금이 이뤄지는 복잡한 금융거래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탓에 금융제재를 부과하기 힘들었던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드문 일이다.
이밖에 중국 당국의 비협조 등 정치적 어려움도 금융제재를 강제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유엔 전문가패널은 지난 2018년 3월 보고서에서 “관계 회원국들의 적절한 행동이 결여돼 금융제제의 실효성을 체계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