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맹비난하며 대통령직에서 강제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유고 시 해임을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25조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만든 법이나 다름없다는 취지의 독설도 쏟아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브레넌 전 국장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이 사람은 분명히 제정신이 아니다(unhinged)”라며 “미국 수정헌법 25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작성된 것 같다”고 밝혔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부통령과 내각 과반의 찬성으로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는 규정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CIA를 이끌었던 브레넌 전 국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쏟아낸 발언을 해임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란을 향해 “오늘 밤 이란 문명 전체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성 위협을 가한 바 있다. 브레넌 전 국장은 이를 핵무기 사용 시사로 규정하며 “엄청난 화력을 손에 쥔 군 통수권자로 그대로 두기엔 너무나 위험한 자산”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 의회에서는 민주당 의원 70여 명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공식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비속어가 섞인 위협이 반복되면서, 대통령의 직무 수행 능력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해임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해임의 키를 쥔 JD 밴스 부통령과 내각 구성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11일 열린 미국과 이란의 평화 회담이 결렬되면서 무력 충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내각 내부의 균열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발언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브레넌 전 국장 사이의 뿌리 깊은 악연도 자리 잡고 있다. 브레넌 전 국장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법무부로부터 형사 조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눈엣가시’ 같은 적으로 간주하며 보복 수사를 진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같은 맥락에서 기소됐다가 법원에서 기각되는 등, 정보기관 수장들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전면전은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