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합법 이민 절차 전반에 대해 승인 보류에 가까운 강도 높은 심사 체계를 가동한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영주권과 시민권 승인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주권, 시민권, 망명 신청 등 이미 접수된 케이스까지 다시 FBI 신원 조회를 거치도록 하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승인 자체가 멈춘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9일 C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내부 지침을 통해 모든 이민 심사관들에게 기존에 접수된 신청서를 포함해 망명, 영주권, 시민권 신청 건을 다시 제출하도록 하고, 강화된 FBI 배경 조사를 받도록 지시했다.
특히 해당 지침은 강화된 신원 조회를 완료하기 전에는 어떤 신청도 승인하지 말 것을 명확히 하고 있어, 심사 막바지 단계에 있던 케이스들까지 다시 검증 절차로 되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절차 강화 수준을 넘어 이민 심사의 승인 기준 자체를 바꾼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다양한 배경조사와 인터뷰를 종합해 승인 여부를 판단했다면, 이제는 FBI 범죄 기록 데이터베이스 조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승인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로 재편됐다.
이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으로, 해당 명령은 국토안보부가 법무부의 범죄기록정보(CHRI)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정명령은 미국의 안전과 복지를 보호하기 위해 범죄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과 체류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이민 심사 지연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USCIS 측도 강화된 심사 절차 적용으로 인해 일부 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수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사실상 무기한 보류 상태에 들어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취업 기반 영주권과 가족 초청 영주권, 시민권 신청 등 합법 절차를 밟고 있는 신청자들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활동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신청자의 SNS 계정과 게시물은 신원 확인과 국가안보 검증 자료로 활용되며, 테러 조직과의 연계 여부뿐 아니라 특정 정치적·이념적 표현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상검증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국은 하마스,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후티 반군 등 테러 조직을 지지하는 콘텐츠뿐 아니라 반유대주의 게시물도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번 조치는 불법 이민 단속을 넘어 합법 이민 절차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미 접수된 신청서까지 재심사를 요구하고, FBI 조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승인 자체를 불허하는 구조가 도입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영주권과 비자 승인 속도를 전반적으로 늦추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법적으로는 승인 중단이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승인 억제 정책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 이민 시스템은 속도보다 통제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강화된 신원 조회, 기존 신청서 재검증, 승인 보류 원칙, 그리고 소셜미디어 검열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하려는 이들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