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국경 차르(Border Czar)’ 톰 호먼이 뉴욕시에 전례 없는 규모의 이민 단속 요원을 투입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연방 정부와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 간 충돌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호먼은 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뉴욕시 내 이민세관집행국(ICE) 작전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수준의 ICE 요원들이 뉴욕 거리에 배치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최근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서명한 이민자 보호 법안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법안은 뉴욕주 내 지방정부와 지역 경찰이 연방 이민 당국의 구금·단속 활동에 협조하는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먼은 “나는 이미 호컬 주지사에게 경고했다”며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ICE와의 협력을 막는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뉴욕시는 역사상 가장 많은 ICE 요원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불법체류자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주요 피난처 도시를 상대로 연방 정부가 직접 압박 수위를 높이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규모 단속 예고는 뉴욕 메트로 지역이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 개최를 앞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뉴욕은 최근 NBA 파이널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내년 FIFA 월드컵 결승전이 인근 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천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뉴욕 일대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이 진행될 경우 국제적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 방문을 계획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사실상 ‘여행 경보’를 발령하며 “현재 미국의 정치적 환경에서는 입국 거부, 체포, 구금, 추방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인권단체들은 올해 들어 ICE 구금 시설 내 사망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연방 정부의 단속 확대가 인권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강하게 반발하며 이민자 보호 의지를 재확인했다.
맘다니 시장은 성명을 통해 “축구는 이민자들이 만들어온 스포츠이며 선수와 코치, 경기장 노동자, 팬들까지 모두 이민자 공동체와 깊이 연결돼 있다”며 “세계가 뉴욕을 주목하는 이 시점에 ICE를 포함한 누구도 우리 공동체에 공포를 조성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뉴욕시는 이민자 이웃들과 굳건히 연대할 것이며 공동체를 분열시키려는 어떤 시도에도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뉴욕주 정부 간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는 가운데, 실제 대규모 ICE 투입이 현실화될 경우 전국적인 정치·법적 공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월드컵과 같은 국제 행사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갈등은 미국의 이민 정책을 둘러싼 새로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