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베어 흰머리독수리 둥지의 팬들에게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오하이 랩터 센터는 10일,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흰머리독수리 재키가 투병 끝에 숨졌다고 발표했다.
재키는 지난 7월 18일 빅베어 레이크 해안에서 어린 흰머리독수리 2마리의 공격을 받은 뒤 날지 못하는 상태로 발견돼 구조센터로 옮겨졌다.
그동안 많은 팬들이 재키의 치료와 회복 과정을 지켜보며, 다시 건강을 되찾아 야생과 짝인 섀도우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왔다.
오하이 랩터 센터는 “흰머리독수리, 재키가 3주가 넘는 집중적인 치료를 받은 끝에 오늘 이른 새벽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깊은 슬픔 속에 전한다”고 밝혔다.
재키를 치료해온 의료진은 지난 며칠 동안 집중적인 치료와 수의학팀 및 다른 전문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키의 상태가 계속 악화됐다고 전했다.
오하이 랩터 센터 수의사들은 지난 9일(일) 발표한 가장 최근 소식에서 “지난 24시간은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의료진에 따르면 재키의 적혈구용적률(PCV)은 전날 6% 아래로 떨어졌다가 이후 9%로 소폭 상승했다.
의료진은 “이는 작은 호전이지만 PCV 수치는 여전히 위급할 정도로 낮으며 전반적인 상태도 매우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재키는 여전히 위중한 상태에서 산소 치료와 보조 치료를 받았으며, 센터의 중환자실에서 24시간 지속적인 관찰을 받았다.
오하이 랩터 센터는 “재키가 센터에 있는 동안 모든 결정은 이용 가능한 의학적 근거와 재키의 복지를 바탕으로 내려졌으며, 재키에게 가장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고 밝혔다.
재키의 사체는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국으로 인계됐다.

오하이 랩터 센터는 “이번 소식이 재키의 여정을 지켜보고 함께 회복을 기원하며 기도하고, 재키를 돌보는 사람들을 응원해온 전 세계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깊은 슬픔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팀은 가슴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재키를 돌볼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빅베어 지역의 유명한 흰머리독수리 둥지 라이브 카메라(FOBBV)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프렌즈 오브 빅베어 밸리도 10일 오후 재키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단체는 “매우 슬프고 무거운 마음으로 오하이 랩터 센터의 최신 소식을 전한다”며 “자신과 다른 사람들, FOBBV 팀과 오하이 랩터 센터 관계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가져달라. 재키,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재키의 사망 소식은 오하이 랩터 센터가 최근 재키의 불안정한 상태와 심각한 빈혈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을 잇따라 전한 가운데 나왔다.
오하이 랩터 센터는 “재키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지난 몇 주 동안 보내주신 메시지와 기도, 격려, 그리고 우리 팀과 함께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재키가 야생동물에 대한 공동의 사랑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해준 것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재키는 14살로 추정됐다. 야생에서 흰머리독수리 의 평균 수명은 15~25년이다.
재키에게는 짝인 섀도우와 샌디, 루나를 비롯한 여러 새끼들이 남겨졌다.
재키의 비극적인 죽음은 빅베어의 둥지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난 시점에 발생했다.

프렌즈 오브 빅베어 밸리에 따르면 샌디와 루나는 둥지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단체는 이를 씁쓸하면서도 의미 있는 성장의 순간이라고 전했다.
FOBBV는 “두 마리가 이제 계곡을 떠나 자신들만의 위대한 여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의 모험에서 두 마리 모두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새끼들이 둥지를 떠난 뒤 섀도우는 “여름 휴가”를 시작했다. FOBBV에 따르면 섀도우는 지난 6일(목) 이른 아침 서식지 주변을 날아다니다가 자신이 즐겨 찾는 나무에 내려앉는 모습이 포착됐다.
재키와 섀도우는 빅베어 레이크 서식지의 둥지를 비추는 라이브 웹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재키가 더 이상 함께하지 않지만, 빅베어 지역사회와 그 밖의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아낌없는 지원 덕분에 재키의 서식지는 계속 보존될 예정이다.
프렌즈 오브 빅베어 밸리는 지난 7월 재키와 섀도우가 살던 빅베어 레이크 인근 문 캠프 서식지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1,000만 달러가 마련됐다고 발표했다.
FOBBV 부부가 살던 63에이커 규모의 훼손되지 않은 산림과 해안 지역에는 당초 고급 주택 50채를 짓는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었다.
샌버나디노 국유림의 산림을 보호하는 비영리단체 샌버나디노 마운틴스 랜드 트러스트는 개발을 막기 위해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보존하기 위한 주민 모금 목표액 1,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FOBBV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소식을 전했다.
FOBBV의 대변인이자 모금 책임자인 제니 부아사르는 “지난 6개월 동안 수많은 분들이 지칠 줄 모르고 보내주신 지원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이곳은 재키와 섀도우의 건강과 안녕은 물론 자연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특별한 지역사회”라고 말했다.
FOBBV는 25년 동안 흰머리독수리 와 다른 야생동물, 그리고 희귀 고유 식물인 샌버나디노 플라잉 스쿼럴(날다람쥐)과 각종 조류 및 물새를 보호하기 위해 이 땅을 지키는 활동을 해왔다.
이번 토지 매입이 완료되면서 해당 지역은 영구적으로 보존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태어날 흰머리독수리와 다른 야생동물들이 살아갈 보금자리를 미래 세대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