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니뇨·해수온 상승에 따뜻한 물 좋아하는 가오리 해안으로 몰려
남가주 해변에 독침을 가진 가오리가 대거 몰려들면서 피서객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헌팅턴비치와 볼사치카 주립해변에서만 올해 3,100건이 넘는 가오리 독침 사고가 발생해 지난해 전체 발생 건수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
AP통신에 따르면 남가주 연안에서 계속되는 높은 해수온과 엘니뇨 영향으로 따뜻한 바닷물을 선호하는 둥근가오리(round stingray)가 해안 가까이 대거 몰려들면서 독침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오렌지카운티 해변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볼사치카와 헌팅턴 주립해변에서는 올해 들어 3,100건이 넘는 가오리 독침 사고가 보고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사고의 두 배에 달한다.
헌팅턴비치시가 관리하는 약 3.5마일 해안에서도 올해 이미 2,000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해 지난해 연간 기록을 넘어섰다.
샌디에고 해변에서도 올해 상반기에만 900건 이상의 가오리 독침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같은 기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가오리 급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진 바닷물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높은 연안 수온이 지속되는 가운데 엘니뇨까지 겹치면서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가오리가 남가주 해안에서 번성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캘스테이트 롱비치(CSULB) 샤크랩의 크리스 로우 교수는 둥근가오리가 파나마에서 남가주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어종으로, 따뜻한 수온이 유지될수록 개체 수가 늘어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진이 씰비치에서 길이 75피트의 그물을 이용해 조사한 결과 한 번에 약 200마리의 가오리가 잡힐 정도로 개체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모래 바닥을 뒤덮을 정도로 가오리가 밀집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씰비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레이 베이(Ray Bay)’로 불릴 정도로 가오리가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다.
특히 둥근가오리는 해안에서 약 100피트 이내의 얕은 수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문제는 이곳이 수영객과 서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간과 겹친다는 점이다.
가오리가 사람을 쫓아다니며 공격하는 것은 아니다.
둥근가오리는 주로 모래 속에 몸을 숨기고 있다. 피서객이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밟으면 위협을 느낀 가오리가 꼬리를 휘두르면서 꼬리에 달린 톱니 모양의 독침이 발이나 발목에 박히게 된다.
독침에 찔리면 극심한 통증과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상처가 깊을 경우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 CSULB 샤크랩에 따르면 남가주 구조대가 한 해 치료하는 가오리 관련 부상은 최대 1만건에 이를 수 있다.
가오리에 쏘였을 경우 구조대는 가능한 한 빨리 상처 부위를 뜨겁지만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물에 담그도록 권고한다. 온수가 독소로 인한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상처가 찢어졌거나 독침 일부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적절한 치료도 필요하다.
가장 간단한 예방법은 이른바 ‘스팅레이 셔플(stingray shuffle)’이다.
바닷물에 들어갈 때 발을 들어 성큼성큼 걷지 않고 모래 바닥을 쓸듯이 발을 끌면서 이동하는 방법이다. 모래의 진동을 느낀 가오리가 사람이 밟기 전에 먼저 달아나도록 하는 것이다.
가오리 독침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한 특수 서핑 부츠 등 보호장비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온이 높고 파도가 잔잔한 날에는 가오리가 얕은 바다에 더욱 집중될 수 있다며 헌팅턴비치와 볼사치카, 씰비치 등 남가주 해변을 찾는 피서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