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해진 해안 수온과 발달하고 있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남가주 해안에서 평소 보기 어려운 해양 생물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말리부 피어 인근에서 귀상어가 포착됐다. 귀상어는 일반적으로 따뜻한 열대 및 아열대 연안 해역에 서식하는 종이다.
이어 지난 9일(수)에는 남가주 상업 어업과 함께 일하는 한 조종사가 말리부와 산타바바라 아일랜드 사이에서 홀로 헤엄치는 고래상어를 촬영했다.
촬영자인 칼 스바루니스는 “친구가 정찰을 나갔다가 고래상어를 발견했고, 마침 내가 근처에 있어서 카메라를 챙겨 비행기를 타고 상어 주변을 빙빙 돌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고래상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어류로, 귀상어와 마찬가지로 따뜻한 열대 해역에서 주로 발견되며 캘리포니아에서는 흔하지 않다.
스바루니스는 이번에 발견된 고래상어의 길이가 14~16피트 정도로 추정했다. 고래상어가 최대 약 61피트까지 자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작은 개체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 캠퍼스 샤크랩의 크리스 로우 박사는 “이런 순간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로우 박사는 “평소 엘니뇨가 강하게 나타나면 멕시코에서 아열대 해양 생물들이 올라온다”며 “고래상어와 만타가오리, 큰귀상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가끔 황소상어와 뱀상어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고래상어는 다른 많은 상어와 달리 날카롭고 위협적인 이빨이 없으며 플랑크톤만 먹는다. 따라서 인간에게는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로우 박사는 보트를 운항하는 사람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생물은 우리가 평소 보던 해양 생물과는 다르게 행동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고래상어가 주변에 있는데 보트를 매우 빠르게 운항하다 충돌하면 말 그대로 땅에 부딪히는 것과 같은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바루니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오렌지카운티 해안에서 거대한 가오리 떼가 모여 있는 희귀한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각 가오리의 날개폭이 약 10피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스바루니스는 “지금처럼 많은 가오리가 남가주 해안을 지나가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며 “샌디에고에서 카탈리나까지 말 그대로 수백 마리, 많게는 수천 마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학자들은 동부 열대 태평양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엘니뇨가 발달하고 있으며, 이 현상이 수천 마일 떨어진 지역의 해수 온도와 기상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 자료에 따르면 현재 남가주 해안의 수온은 평년보다 3~5도 높다.
롱비치의 퍼시픽 아쿠아리움에서 동물 관리를 담당하는 네이트 자로스 부회장은 이 같은 열대 해양 생물의 유입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볼 수 있을 때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자로스는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따뜻한 해수의 변화는 대기 온도보다 항상 조금 늦게 나타난다”며 “따라서 9월부터 10월 초까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후 기온과 수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대형 원양성 아열대 해양 생물들도 수온을 따라 다시 남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