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인 복수국적자가 미국에서 장기간 생활하다 한국에 들어가 별도의 국내 거주기간 없이 기초연금을 받는 이른바 ‘꼼수 수령’이 앞으로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기초연금 수급 자격에 일정 기간의 국내 실거주 요건을 추가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16일 ‘보건복지 분야 정상화 태스크포스(TF)’ 제2차 회의와 ‘사회보장제도 공정성 점검·개선 추진단’ 첫 회의를 열고 기초연금 수급 자격에 국내 거주기간을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만 65세 이상으로 소득·재산 기준을 충족할 경우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한국에 들어온 뒤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별도의 최소 거주요건은 없다.
이에 따라 미국 등 해외에서 수십 년간 생활한 복수국적자가 한국으로 귀국한 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제도적 허점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해외 부동산이나 연금 등 국외 소득과 재산을 한국 당국이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2023년 기준 복수국적 기초연금 수급자의 1인당 평균 소득인정액은 월 34만4천원으로 단일국적 수급자 월 58만7천원의 58.7% 수준이었다. 해외에서 개인연금을 받고 있으면서도 국내 소득인정액이 0원으로 산정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국적자의 기초연금 수령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복수국적 기초연금 수급자는 2014년 1천47명에서 2023년 5천699명으로 5배 이상 늘었으며, 같은 기간 지급액은 22억8천만원에서 212억원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 2024년 연금개혁 추진계획에서 만 19세 이후 한국에서 최소 5년 이상 거주해야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국회에도 5년 또는 10년의 국내 거주기간을 요구하는 기초연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지금까지 처리되지 않았다. 최근 정부가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공정성’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입법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도가 시행될 경우 미국에서 장기간 거주한 뒤 한국으로 돌아가는 미 시민권자 가운데 한국 국적도 함께 보유한 복수국적 고령자는 한국 입국 직후 기초연금을 신청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국내 의무 거주기간을 5년으로 할지, 기존 수급자에게도 적용할지 등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개선 과제를 확정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연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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