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두 차례나 저녁 식사를 함께했던 유명 코미디언 빌 마허를 향해 1,300단어가 넘는 장문의 비난을 쏟아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서로 호감을 표시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마허의 TV 방송 이후 다시 적대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USA투데이와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HBO 시사 풍자 프로그램 ‘리얼 타임 위드 빌 마허’ 진행자인 마허를 겨냥한 장문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마허를 “완전하고 철저한 패배자”라고 부르며 “똑똑하지도 않고 좋은 사람도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이어 “그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배운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만찬 자체가 시간 낭비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글 마지막에는 “빌, 더 이상 전화하지 마라”라고 적어 사실상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두 사람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두 번째 만찬을 가졌다. 당시 자리에는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가수 키드 록과 ESPN 스포츠 해설자 스티븐 A. 스미스도 참석했다.
만찬 직후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마허와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서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마허 역시 트럼프와 정치적 견해가 다르지만 직접 대화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3일 방송된 마허의 HBO 프로그램이 갈등의 계기가 됐다.
마허는 방송에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낮은 지지율을 거론하고 대통령의 발언을 풍자했다.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서도 만찬 자리에서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마허는 트럼프가 대화 도중 화를 내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비판은 이어갔다.
방송에는 캐롤라인 레빗 전 백악관 대변인도 출연했다. 레빗은 트럼프가 만찬을 즐거워했다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이틀 뒤 대통령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두 번째 저녁 식사 이후 빌의 방송은 첫 번째 만찬 때보다 훨씬 더 나빠졌다”며 마허가 자신과의 만남을 즐겨놓고 방송에서는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마허가 사용하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했고, 방송의 웃음소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펼쳤다.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허는 오랫동안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지만 지난해 백악관에서 첫 만찬을 가진 뒤 대통령의 사적인 모습은 공개적인 이미지와 달랐다고 평가했다.
당시 일부 진보 성향 인사들은 마허가 트럼프와 만난 것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마허는 이번에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만찬 참석을 옹호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번 장문 공격은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인물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공개적인 비판까지 용인하는 관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드러냈다.
트럼프의 공격에 대한 마허의 공식적인 반응은 26일 보도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K-News LA 편집부>knewsl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