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장이 중국의 부상과 위협에 공개적으로 경고 목소리를 냈다.
FBI 홈페이지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 연설에서 중국의 위협에 관해 “여러 면에서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라며 “어느 때보다 더 뻔뻔하고 해롭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설에서 과거 FBI가 직면했던 여러 위협을 거론한 뒤, “미국과 서방 국가는 또 다른 세계적 적수, 중국 공산당에 맞서 매우 다른 투쟁을 벌이고 있다”라고 발언, 중국을 새로운 적수로 규정했다.
이어 과거의 적수인 소련을 거론, “중국 정부가 제기하는 위협과 소련의 역사적인 위협 사이에는 표면적으로 일부 유사성이 있다”라며 “중국 정부 역시 근본적 자유, 기본적 인권, 민주주의 규범을 거부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 문제는 더 복잡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소련은 미국인이 사려는 것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라며 “우리는 서로의 경제에 투자하거나, 서로 대학에 엄청난 학생을 공부하러 보내지 않았다”라고 했다.
레이 국장은 “미국과 오늘날의 중국은 과거 미국과 소련보다 훨씬 연결돼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중국은 소련이 한 번도 되려고 꿈조차 꾸지 못했던 수준의 경제 대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제기하는 위협의 복잡성은 이런 새로운 현실에서 온다”라며 “중국 정부는 세계적인 영향력과 거대 국가로서의 존재감을 보유했지만 그런 역할을 하기를 거부한다”라고 했다.
중국이 자신들 영향력을 ‘협력과 건설’이 아니라 ‘위협과 도둑질’에 쓰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레이 국장은 “그런 절도와 위협은 이곳 미국에서도 말 그대로 매일 일어난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의 기술 절취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레이 국장은 중국 정부의 정보·기술 절취 시도 관련 조사가 2000건이 넘는다며 “중국보다 우리 경제 안보, 혁신, 아이디어에 광범위한 위협을 미치는 국가는 없다”라고 했다.
레이 국장은 “중국 정부는 충격적인 규모의 정보를 훔치고, 광범위한 산업 영역에서 심오하고 일자리를 파괴하는 해를 야기한다”라며 “우리는 12시간마다 그들의 정보 작전 대응 신규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라고 했다.
목표로 삼을 핵심 기술을 식별한 뒤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게 그가 설명한 중국 정부의 전략이다. 그는 일례로 로봇, 그린에너지 생산, 자동차, 우주, 생물약제 산업 등에 걸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계획을 들었다.
레이 국장은 아울러 “이곳 미국에서 그들은 정교하고 막대한 규모의 해킹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라며 중국 정부가 이른바 ‘사이버 용병’과 종종 협력하고, 정보 당국자를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배 기업의 활용하는 경우도 거론됐다. 아울러 그는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정부 소유 기업과 협력하도록 강요한다”라며 “그리고 그 파트너십을 착취하고 남용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레이 국장은 또 중국의 개인·기업 정보 절취를 거론, “해악은 단지 그들 회사가 불법으로 얻은 기술에 기반해 앞서가는 데 그치지 않는다”라며 “그들은 앞서가는 동시에 우리 기업과 노동자를 뒤로 밀어낸다”라고 했다.
이른바 ‘여우 사냥’도 거론했다. 레이 국장은 “중국 정부는 개인·정치적 응징을 위해 점점 더 미국 내 인물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며 중국 정부가 자국에 위협이 되는 전 국적자를 표적으로 삼고, 억류하고, 송환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미국 땅에 있는 중국 정부의 공식 ‘여우 사냥’ 목록 인물은 수백 명이고, 공식 목록에 오르지 않은 이는 훨씬 더 많다”라고 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법에 따라 보호를 받는 인물이거나 영주권자라고 한다.
레이 국장은 “중국 정부는 협박과 폭력 위협, 스토킹, 납치에 의존한다”라며 중국이 미국 내 범죄 조직과도 연루됐다고 했다. 당에 쫓긴다는 사실도 모른 채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갑자기 억류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는 아울러 “여우 사냥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중국 정부의 티베트인, 위구르족 등 탄압을 거론했다. 연설에서는 중국 정부가 미국 내 정치인 인재를 양성하려 한다는 내용도 거론됐다.
레이 국장은 “책임 있는 중국 정부와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일도 매우 많다. 사이버 범죄 단속, 돈세탁 중단, 오피오이드 중독 사망 감소 등”이라며 “하지만 FBI에서 우리는 오늘날 중국 정부의 현실에 집중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