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에서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고 AP·UPI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이 다수인 플로리다주 상원은 3일 이 법안을 찬성 23 대 반대 15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지난달 17일 하원에서 78 대 39로 통과된 후 상원으로 회부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강간, 근친상간, 인신매매 등을 예외로 적용하려고 했으나 결국 법안에 담기지 못했다.
다만 산모의 생명을 살리거나 심각한 부상을 막을 필요가 있을 때, 또는 태아의 상태가 비정상일 때 등은 예외 조항에 포함됐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이 법안에 지지 입장을 밝힌 터라 서명 뒤 발효될 예정이다.
기존에 플로리다주는 임신 24주까지 임신 중절을 허용했었다.
로리 베르만(민주당)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은 “낙태가 법적으로 안전하고 접근이 쉬웠으면 하지만 이 법으로 (낙태 시술을 위해) 주 밖으로 나가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위험한 선택지로 내몰리게 될까 봐 두렵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미국에서 낙태권을 둘러싸고 파장이 컸던 미시시피주의 법을 본떠 추진됐다.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대부분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낙태법은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여부를 가리는 심리가 진행 중이다. 최종 결정은 올해 중반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이를 합헌으로 인정한다는 방침을 시사하면서 1973년 미국에서 여성의 임신중절 권리를 확립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화당 성향이 강한 애리조나주나 웨스트버지니아주 등에서도 임신중절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날 아이다호주 상원에서도 임신 6주 이후 낙태금지법이 통과돼 하원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