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65일째인 29일(현지시간) 몰도바 등 인근 국가로의 확전 우려 속에서 러시아군은 동부에서 진격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슬로비안스크, 바라니우카 지역에서 진전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침공 장기화 국면에서 동부와 남부에 전투를 집중 중이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가 고르지 못한 속도로 느리게나마 이지움 남동·남서부로 진전 중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주로 지상군을 움직이기 전에 공습과 포격을 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그들의 지상 움직임은 꽤나 느리다”라며 “우크라이나 진지를 향해 사용하는 포격과 공습이 그들이 원하는 만큼 효과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저항 역량을 갖췄다고 했다.
러시아의 진전과 관련, CNN은 이날 슬로비안스크와 라이만을 잇는 고속도로를 위치한 철도 교량이 폭파됐다고 전했다. 이 다리는 전날 촬영된 위성 사진에는 온전하게 찍혀 있었다고 한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아울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 공격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침공 개시 이후 현재까지 1950기가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비록 동부, 남부에 전투를 집중하고 있지만 키이우와 오데사 지역에도 공습 활동이 다시금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평화 협상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에서 부정적인 발언이 나왔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잔혹 행위에 대한 대중의 분노로 협상이 붕괴되기 직전이라며 “사람들(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러시아군)을 죽이고 싶어 한다. 이런 사고가 존재할 때, 뭔가를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반면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협상 진척 상황과 관련해 “그들(우크라이나)의 모순된 태도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라고 우크라이나 측을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특히 우크라이나 측이 매번 게임을 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협상 프로세스에 속도를 내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내 인도주의 대피로에 외부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도 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지난 2월24일 침공 개시 이후 전날인 28일 자정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사망 2899명, 부상 3235명 등 총 6134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집계 우크라이나발 난민 수는 542만9700여 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