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초접전 양상을 보인 끝에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3선에 성공함에 따라 12년만에 재집권하게 됐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선거당국은 룰라 전 대통령이 현직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누르고 브라질 차기 대통령이 됐다고 발표했다.
개표가 98.8% 진행된 가운데 룰라 전 대통령은 50.8%,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9.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AP통신은 오후 5시께 전자투표 마감 이후 진행된 개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초반 내내 선두를 달렸으나 이후 룰라 대통령 당선인이 추월했다고 전했다. 룰라 당선인이 역전하자 상파울루 시내 차들이 경적을 울렸다.
룰라 당선인의 승리로 1985년 브라질의 군부독재 종식 이후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다. 그의 취임식은 1월1일에 열릴 예정이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집권했던 ‘남미 좌파의 대부’ 룰라 당선인은 브라질을 번영했던 과거로 되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양극화된 사회에서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재임 기간 수천만명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리고 광범위한 사회 복지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었다. 퇴임 당시 지지율은 80%를 넘었다.
그러나 퇴임 후 부패 혐의에 연루되며 구속됐다가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고 출소했다.
토마스 트라우만 정치 분석가는 브라질이 극단적으로 분열된 상태라며 “룰라의 큰 과제는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정치적 문제에서 양극화됐을 뿐 아니라 상대편의 가치관, 정체성, 의견들을 상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1차 투표에서도 초반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앞섰다가 후반부에 룰라 당선인이 앞섰다.
1차투표에선 11명이 출마해 룰라 당선인이 48.4%로 즉시 당선확정의 50%에 1.6%포인트 못 미쳐 결선이 치러지게 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3.2%로 룰라보다 5.2%포인트 뒤졌지만 투표 전 여론조사 평균보다는 무려 6%포인트 이상 많이 득표했다.
선거 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당선인이 유력하다고 점쳤지만 최근 몇 주 동안 대결이 치열해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정치 분석가들은 전했다.
인구 2억1500만명으로 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민주국가 브라질은 한국보다 3년 앞선 1985년 군부 독재정치에서 벗어났다. 만약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개표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브라질 민주주의는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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