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을 ‘독재자’라고 비판해 온 전직 대통령실 대변인에게 국가반역 혐의가 적용되면서 정치적 반대 의견에 대한 탄압 논란에 휩싸였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과 검찰총장실은 3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 대변인 율리아 멘델(40)에게 국가반역 및 러시아의 침략 전쟁 정당화 혐의를 적용해 궐석으로 범죄 혐의를 통보했다.
멘델은 2019년 젤렌스키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2021년까지 대통령실 대변인을 지낸 핵심 측근이다. 그러나 퇴임 이후 대통령 주변의 부패 의혹과 언론 자유 제한, 권위주의적 통치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젤렌스키 정권의 대표적인 비판자로 돌아섰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멘델은 지난 5월 미국 보수 논객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를 평화협상의 주요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에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주장도 펼쳤다.
멘델은 젤렌스키를 ‘독재자’라고 지칭했으며, 전쟁 장기화와 대통령 측근들의 부패 문제도 거론했다. 다만 이러한 주장 가운데 상당수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멘델의 일부 주장을 부인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월 13일 멘델을 친러시아 선전 활동 관련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어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국가반역 혐의까지 공식 적용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수사당국은 멘델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과 과거 대통령실 근무 경력을 이용해 러시아에 유리한 주장을 확산시키고 국제사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외 언론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발언이 러시아 선전매체에 활용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멘델은 러시아와 협력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정부가 자신의 정치적 비판을 국가반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혐의 통보 직후 “젤렌스키가 결국 내 주장이 옳았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와 협력했다면 당국이 바로 그것을 적시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멘델은 전시 국가반역 혐의가 인정될 경우 징역 15년에서 종신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 비판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을 경고했다.
현재 멘델은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를 법적으로 처벌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국가반역 혐의는 아직 법원에서 입증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공식 발표 역시 멘델의 개별 발언이 어떤 구체적인 반역 행위에 해당하는지 상세히 밝히지는 않았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시 국가안보와 러시아의 정보전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멘델은 정부 비판을 국가반역으로 취급하는 것 자체가 자신이 제기해 온 권위주의적 통치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전쟁 중 국가안보를 위한 조치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국가반역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