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영주권자·시민권자가 받는 한국 국민연금과 퇴직금, 미국 세금은 어떻게 될까요?
한국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한 분들이 은퇴를 앞두고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받는 국민연금과 퇴직금도 미국에 세금을 내야 하나요?”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등 미국 세법상 거주자는 원칙적으로 전 세계 소득을 미국에 신고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받는 국민연금이나 퇴직금도 모두 미국에서 과세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퇴직금은 세금 처리 방식이 같지 않습니다. 한미조세조약상 국민연금은 주로 제24조 Social Security Payments, 민간 퇴직연금은 제23조 Private Pensions and Annuities를 검토하게 되며, 미국의 Saving Clause 적용 여부까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국 국민연금은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과세되지 않습니다
먼저 한국 국민연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미조세조약 제24조는 한 국가가 지급하는 Social Security payments와 기타 일정한 공적연금에 대해 원칙적으로 지급국에서만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지급하는 국민연금이라면 한국에 과세권을 인정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에게 중요한 것이 Saving Clause입니다. 미국은 일반적으로 조세조약에 Saving Clause를 두어 미국 시민권자와 세법상 거주자에게는 조약이 없었던 것처럼 미국 국내 세법에 따라 과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합니다. 그러나 한미조세조약에서는 제24조 Social Security Payments가 Saving Clause의 예외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지급받는 국민연금이 제24조에 해당한다면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도 조약상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해당 국민연금을 과세소득에서 제외하는 처리가 가능합니다. 한미조세조약의 Technical Explanation에서도 한국이 미국 시민권자 또는 거주자에게 지급하는 제24조 해당 금액은 미국에서 면세된다고 명시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Form 8833을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세조약을 이용해 미국 과세소득에서 제외한다면 무조건 Form 8833을 제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IRS는 조세조약에 따라 pension, annuity, Social Security 또는 other public pension의 과세를 면제하거나 변경하는 경우를 Form 8833의 일반적인 보고의무에 대한 예외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조약에 따라 미국 과세소득에서 제외한다고 해서 Form 8833이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제 신고에서는 지급받은 연금의 성격과 적용되는 조약 조항을 정확하게 확인한 뒤 처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 퇴직금은 국민연금과 다르게 봐야 합니다
한국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은 상황이 달라집니다. 한미조세조약 제23조는 과거 고용의 대가로 지급되는 Private Pensions and Annuities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약상 일정한 사적연금은 일반적으로 수령자가 거주하는 국가에서 과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제23조에서 말하는 pension의 정의입니다. 조약은 이를 퇴직 또는 사망 등을 이유로 과거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periodic payments, 즉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금액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회사에서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한꺼번에 받는 일시금(lump-sum severance payment)은 제23조의 정기적인 pension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Saving Clause입니다. 제24조 Social Security Payments와 달리 제23조 Private Pensions는 미국 시민권자 등에 대한 Saving Clause의 일반적인 예외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국 시민권자나 세법상 거주자가 한국에서 받은 퇴직금에 대해서는 미국의 worldwide income taxation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즉, “국민연금이 미국에서 비과세이므로 한국 퇴직금도 비과세일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에서 세금을 냈다면 Foreign Tax Credit을 검토합니다
한국에서 퇴직금을 받을 때 한국 퇴직소득세를 납부했다고 해서 미국 신고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서 해당 퇴직금이 과세대상이 된다면 미국 세금보고에 포함하고, 한국에서 적법하게 납부한 소득세에 대해서는 요건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Form 1116 Foreign Tax Credit, 즉 외국납부세액공제를 검토하게 됩니다. 다만 한국에서 납부한 세금을 미국 세금에서 무조건 100% 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Foreign Tax Credit에는 별도의 한도 계산이 있고, 소득의 성격과 source, 한국과 미국의 과세연도 차이 등에 따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세액공제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에서 소득을 인식하는 시기가 서로 달라지는 경우에는 Foreign Tax Credit의 timing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퇴직금을 받기 전에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는 경우도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한국 퇴직급여를 한 번에 받지 않고 연금 형태로 나누어 받는 경우에는 조세조약 제23조의 적용 가능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제23조는 과거 고용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일정한 정기적 pension을 원칙적으로 수령자의 거주지국에서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거주자가 한국의 사적 퇴직연금을 정기적으로 받는다면 조약상 한국의 과세권 제한 여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미국 시민권자 등에 대해서는 Saving Clause가 별도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면세가 되면 미국에서도 면세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조약에 따라 과세가 제한되고 미국에서 과세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것인지, 연금으로 받을 것인지에 따라 한국과 미국 양국의 세금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반환일시금은 일반 국민연금과 구분해야 합니다
한국 국민연금을 매월 연금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출국이나 자격상실 등의 사유로 반환일시금을 받는 경우에는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국민연금 지급과 달리 일시금의 성격과 한국의 과세방식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따라서 “국민연금에서 나온 돈이니까 모두 미국에서 비과세”라고 단순하게 판단하기보다는 지급명세서와 수령 사유를 확인한 뒤 미국 세법상 처리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도 별도 규정이 있습니다
한국의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 역시 일반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 근무와 관련된 연금에는 한미조세조약 제22조 Governmental Functions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시민권 취득 여부나 영주권 등 immigrant status에 따라 미국의 과세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회사 퇴직연금 등을 단순히 모두 “한국 연금”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처리하면 안 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세무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실제 적용은 납세자의 시민권·영주권 여부, 미국 세법상 거주자 신분, 연금 종류, 지급 방식 및 한국에서의 과세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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