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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사로잡은 ‘힙불교’ 수만명 몰렸다 … ‘번뇌 닦기’ 동나고, 마음 처방전 줄서

2026년 04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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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참관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6.04.02. jhope@newsis.com

“탁, 탁, 탁탁탁…”

목탁 소리와 싱잉볼의 울림이 코엑스 전시장 안을 채우자 긴 대기 줄도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 개막 이틀째인 3일 이른 오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종교 행사장이라기보다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페어’를 방불케 하는 풍경이었다.

박람회 운영 사무국 관계자는 “개막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오픈런’이 이어졌고, 둘째 날은 그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며 “불교박람회가 시민들에게 예상 이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고 전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당신이 좋아하는 공놀이’를 주제로 한 올해 박람회는 불교 공(空)사상을 보다 친숙한 언어와 체험형 콘텐츠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전시된 공들 2026.04.03. suejeeq@newsis.com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은 것은 ‘공 뽑기’ 이벤트였다. 코인을 넣고 공을 뽑으면 행운지와 질문지, 특별 메시지 당첨권 등이 담긴 쪽지가 나온다.

한 당첨자는 대한불교조계종 기획실장 묘장 스님에 ‘공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묘장 스님은 “용기에다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정해지는 것처럼 사람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악인도, 선한 사람도 될 수 있다”며 “그 마음을 담기 전 상태를 ‘공(空)’이라 한다”고 답했다. 불교 철학이 일상 속 위로와 감정의 언어로 재해석되는 장면이었다.

이날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젊은 세대의 긴 줄이었다. 특히 ‘불교 굿즈’ 부스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해탈컴퍼니 부스에는 ‘번뇌 닦기’ 수건과 ‘별거 아니야’ 티셔츠를 사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026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이 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04.02. jhope@newsis.com

목탁을 키보드 키링으로 재해석한 소품은 물론, 승복 바지를 데님 소재로 풀어낸 패션 아이템은 판매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다.

한 참가 업체 대표는 “이제 불교 박람회는 특정 종교 행사를 넘어 웰니스와 라이프스타일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온 한 20대 관람객은 “SNS를 통해 알게 되어 처음 방문했다”며 “다양한 불교 문화 콘텐츠와 세대가 어우러진 분위기가 좋았다. 불교가 다른 종교를 포용하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봉은사에서 열리는 ‘2026 선명상 축제’ 중 AI 마음처방전 (사진=대한불교조졔공 제공) 2026.04.03. photo@newsis.com

외국인 관람객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스리랑카에서 온 한 방문객은 “많은 사람이 불교 문화와 전통을 접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이날 봉은사에서 열린 ‘2026 선명상 축제’는 또 다른 결의 풍경을 보여줬다. 코엑스가 불교문화를 현대적으로 체험하고 소비하는 공간이었다면, 봉은사는 고요한 마음 돌봄의 공간에 가까웠다.

인공지능(AI)이 주는 ‘마음 처방전’ 체험 프로그램에는 관람객들이 몰렸다.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QR코드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진단받고, 이에 맞는 향·차·명상법을 처방받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약봉투 형태의 처방전을 손에 쥔 채 차를 마시며 스님과 상담을 이어갔다.

한 참가자는 “마음을 위한 약국에 온 것 같다”며 “잠시라도 내 마음 상태를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선명상대회 운영 사무국 관계자는 “사회적 문제인 높은 자살률을 낮추고 국민의 평안과 행복을 증진하는 것이 이번 축제의 가장 큰 목표”라며 “서울에서 시작된 이 마음 치유의 물결을 대구, 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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