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방화와 약탈을 동반한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프랑스 정부가 치안 통제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내무장관이 경찰의 통제력 상실을 시인하고 사임을 요청했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반려하고 치안 대응 체계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주말 시위 사태와 관련해 “일부 주요 도시에서 수백 개의 상점이 약탈당했는데도 경찰이 통제력을 잃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지난 17일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정부 추산 약 55만명, 주최 측 추산 80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생활비 급등과 공공서비스 축소, 교육환경 악화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시위는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폭력 사태로 번졌다.
시위 과정에서 시청과 공공건물이 공격당하고 상점들이 약탈당하거나 불에 탔다. 일부 도시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주말 동안 2,500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경찰과 헌병 등 치안 인력 약 1,000명이 부상했다. 시위 참가자 중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한 시위자는 경찰이 사용한 군중 통제용 수류탄으로 손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누네즈 장관은 전국에 약 6만명의 경찰과 치안 인력을 배치했지만 폭력 사태의 규모와 확산 속도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발생한 피해를 고려하면 사임서를 제출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치안 지휘체계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시위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정보 수집과 사전 계획의 실패 원인을 투명하게 규명하도록 지시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마크롱 대통령이 바리케이드 설치와 약탈을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현장 대응 방식을 신속히 도입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폭력 사태는 18일에도 이어졌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시장은 이날 수도에서만 약 30개 상점이 추가로 공격당했다며 피해 상황을 “견딜 수 없는 광경”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법무부에 따르면 주말 동안 경찰에 구금된 사람은 2,330명을 넘었으며, 이 가운데 약 70%가 성인이었다.
경제적 피해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 상공회의소의 알랭 디 크레센조 회장은 전국에서 2,000개 이상의 상점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손실 규모가 수억 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 대국민 연설에서 폭력과 약탈을 강하게 비난하고 필요할 경우 일부 집회를 금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비상사태 선포나 통행금지 조치까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해 온 학생들의 시위에 물가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확대됐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평화적으로 시위했지만 일부 집단의 폭력과 약탈이 여러 도시로 확산됐다.
이번 사태로 마크롱 정부는 치안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생활비 급등으로 누적된 사회적 불만을 해결해야 하는 이중의 압박에 직면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