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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하 성적표 디즈니+…왜 유독 한국에서 부진할까

2022년 0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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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한지 6개월도 안 돼 평가를 하긴 이르다. 하지만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 한 건 맞다.”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지난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에 관해 이렇게 얘기했다. 디즈니+가 국내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중 가장 늦게 출발한 후발주자인 건 사실이지만, ‘세계 최대 콘텐츠 왕국’이라는 이름값을 해내지 못한 것도 틀린 얘기가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이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디즈니+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01만명이었다. 넷플릭스(1241만명)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난 것 뿐만 아니라 웨이브(492만명)·티빙(419만명)에도 미치지 못했고, 심지어 쿠팡플레이(368만명)보다 수치가 낮았다.

흥미로운 건 디즈니+의 부진이 유독 한국에서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을 보면 넷플릭스는 20%, 디즈니+는 11%였다. 넷플릭스가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라는 건 미국에서도 분명한 사실이지만, 디즈니+와 격차는 국내에서만큼 크지 않았다. 구독자수로 비교했을 때도, 작년 말 기준 넷플릭스는 약 2억2000만명, 디즈니+는 약 1억2000만명으로 차이가 크긴 했지만 디즈니+가 해당 규모 구독자를 단 3년만에 채워넣었다는 점에서 디즈니+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스트리밍·콘텐츠 업계는 디즈니+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족을 꼽는다. 한 마디로 한국 시청자 입장에선 아직 볼 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디즈니+가 서비스 이후 선보인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는 ‘너와 나의 경찰수업’ 딱 한 편이다. 아무리 인기 많은 해외 영화·드라마를 보유하고 있어도 국내에서 성공하려면 결국 국내 작품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게 업계가 공유하고 있는 생각이다. 실제로 각 스트리밍 업체가 크게 주목받았던 건 국내 오리지널 작품을 성공시켰을 때였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웨이브의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티빙의 ‘서울체크인’ 등이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마블·스타워즈 등이 유명한 콘텐츠이긴 해도 국내 대다수의 시청자는 한국 드라마·영화·예능을 원한다”고 했다.

디즈니+는 월트디즈니컴퍼니가 보유한 영화와 오리지널 TV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디즈니+가 내놓은 첫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인 ‘너와 나의 경찰수업’의 실패도 디즈니+가 한국 시장에서 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 작품은 가수 강다니엘이 주연을 맡았다는 것 외에 어떤 화제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너와 나의 경찰수업’이 국내 시청자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테스트 성격의 작품이었다고 해도 디즈니+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완성도였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 제작사 관계자는 “디즈니+를 선택한 국내 구독자 중엔 마블 팬이 다수였을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로 로맨틱코미디물을 내놓은 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판단”이라고 했다.

디즈니+의 주력 콘텐츠가 국내 시청자 성향과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디즈니+의 가장 강력한 콘텐츠 두 가지 중 하나는 마블의 슈퍼 히어로 시리즈이고, 다른 하나는 스타워즈 시리즈다. 디즈니+의 최고 히트작 역시 스타워즈 관련 작품인 ‘만달로리안’이었다. 그런데 한국은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유독 낮은 곳 중 하나다. 일례로 2019년에 개봉한 ‘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를 넘게 벌어들였지만, 국내에선 50만명이 보는 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디즈니+의 국내 서비스는 차·포 둘 중 하나를 떼고 이뤄지는 것과 다르지 않게 된 것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디즈니+의 성패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디즈니+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에 투자하기 시작하면 성과를 내는 건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디즈니+는 최근 ‘비밀의 숲’ 시리즈의 이수연 작가와 손잡고 드라마 ‘그리드’를 내놨고, 올해 중 제작비 500억원을 쏟아부은 한국형 슈퍼히어로물 ‘무빙’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OTT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한 상황이기 때문에 최소한 3년 정도가 지난 뒤에 성과를 평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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