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역 대신 보호관찰 2년…피해자·검찰 반대에도 법원 기각 결정
버클리의 한 연구업체에서 중국계 여성 동료의 물병에 독극물을 몰래 넣은 혐의로 기소됐던 과학자 데이비드 쉬(David Xu·41)가 살인미수 혐의 취하에 이어 독극물 투입 사건의 중범죄 유죄 판결까지 기각받았다.
중국계 연구원들 사이에서 발생한 독극물 사건으로, 피해 여성과 검찰의 강력한 반대에도 가해자에 대한 유죄 판결 기각이 허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피해자 룽 위안의 중국 출신 배경과 달리 쉬의 중국계 혈통은 주요 보도에서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LA타임스와 샌프란시스코 스탠더드에 따르면 앨러미다 카운티 법원은 12일 동료 연구원 룽 위안(Rong Yuan·50)의 물병에 독성 중금속 카드뮴을 넣은 쉬의 중범죄 유죄 판결 기각 신청을 승인했다.
두 사람은 버클리의 엔지니어링 연구업체에서 근무하던 금속공학 연구원으로, 모두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위안은 2017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구토와 탈모, 심한 메스꺼움 등 건강 이상에 시달렸다. 여러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다 물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사무실 책상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2019년 3월 촬영된 영상에는 쉬가 위안의 책상으로 다가가 물병에 정체불명의 물질을 넣은 뒤 뚜껑을 닫고 자리를 떠나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검사에서 물병에 담긴 물에서는 발암성 중금속 카드뮴이 검출됐다. 일부 시료의 농도는 연방 식수 안전기준의 약 350만 배에 달했다.
피해는 위안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딸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부모도 오염된 물로 조리한 음식을 먹은 뒤 건강 이상을 겪었다. 세 사람 모두 혈액에서 높은 농도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위안은 지난해 숨진 아버지의 사망에도 카드뮴 중독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의학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쉬는 2019년 계획적 살인미수와 독극물 투입 혐의로 기소됐지만, 2023년 검찰과의 형량 협상에서 독극물 투입 혐의 한 건에 대해서만 불항쟁 답변을 제출했다. 나머지 혐의는 취하됐다.
법원은 구금 기간 하루를 인정하고 보호관찰 2년을 선고했다. 쉬는 추가 수감생활 없이 풀려났으며, 당시 담당 판사는 형량 협상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지적했다.
쉬는 올해 3월 보호관찰을 마친 뒤 캘리포니아 형법에 따라 유죄 판결 기각을 신청했다. 법원은 피해자와 검찰의 반대에도 법률상 요건이 충족됐다는 이유로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번 결정은 쉬에게 무죄를 선고하거나 범죄 기록 자체를 완전히 삭제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반 민간기업 취업 과정에서 해당 유죄 판결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법적 혜택이 주어진다.
위안은 LA타임스에 “사법제도가 나를 저버렸다”며 쉬가 사실상 처벌을 피한 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위안은 독극물 중독으로 장기간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며,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사건 당시 촬영한 몰래카메라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살인미수 혐의가 제기됐던 중대한 독극물 범죄에서 실형이 면제되고 이후 유죄 판결까지 기각된 사례로, 캘리포니아 형사사법제도의 형량 협상과 유죄 판결 기각 절차를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News LA 편집부>knewsl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