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식음료 대기업 펩시코(PepsiCo)가 레벨4(Level 4) 수준의 무인 자율주행 트럭 수십 대를 실제 물류 현장에 투입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류 효율성과 배송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반면, 트럭 운전기사 일자리 감소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펩시코가 현재 애리조나주를 중심으로 총 35대의 완전 무인 자율주행 트럭을 운영하고 있으며, 텍사스와 아칸소까지 포함하면 41대 규모의 자율주행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차량은 자율주행 물류기업인 Gatik의 기술이 적용된 중형 박스 트럭으로, 레이더와 라이다(LiDAR),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를 활용해 운전자 없이 도로를 주행한다. 현재 월마트와 달러제너럴 등 주요 유통업체 매장에 도리토스(Doritos)와 프리토레이(Frito-Lay) 제품을 배송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펩시코는 자율주행 트럭이 반복적이고 짧은 물류 노선에서 특히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해당 차량들이 현재까지 99%의 정시 배송률을 기록했으며, 공공도로에서 사고를 일으킨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도입은 자율주행 기술이 시험 단계를 넘어 실제 상업 운송망에 본격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트럭이 휴식시간 규정의 영향을 받지 않아 사실상 하루 24시간 가까이 운영이 가능하며,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효율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최대 운수노조인 팀스터스(Teamsters)를 비롯한 노동단체들은 자율주행 기술 확산이 장기적으로 트럭 운전기사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자율주행 트럭은 운전자의 휴식 의무가 없어 동일한 화물 운송을 더 적은 인력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펩시코는 기존 운전자들을 기술 관리나 차량 감독, 하역 업무 등 다른 직무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자율주행 기술이 인력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물류 운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율주행 트럭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글로벌 자율주행 트럭 시장 규모가 2026년 465억 달러에서 2034년 1,077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와 자율주행 기술이 물류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면서도 “기술 혁신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