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북서부를 지나는 101번 프리웨이 위에 건설 중인 애넌버그 야생동물 육교(Annenberg Wildlife Crossing)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또 하나의 핵심 공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총사업비 1억1,400만 달러가 투입되는 이 육교의 101번 프리웨이 상부 주 구조물은 이미 수개월 전 대부분 완공됐다. 현재는 아구라 로드를 가로지르는 남쪽 구간 공사와 함께 육교 양쪽을 주변 자연환경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프로젝트 공식 웹사이트에 설치된 실시간 웹캠을 통해 공사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전미야생동물연맹 지역 총괄 책임자인 베스 프랫은 “매일 웹캠으로 공사 상황을 확인하고 2주에 한 번씩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며 “특히 조경 공정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현재 북쪽 구간에서 진행 중인 토목 공사에는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도 담겨 있다.
101번 프리웨이가 처음 건설될 당시 엔지니어들은 도로를 만들기 위해 산의 일부를 깎아냈고, 그 흙을 북쪽 경사면에 쌓아두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공사팀은 당시 쌓아둔 흙을 다시 파내 북쪽 진입 구간을 조성하고, 일부는 남쪽으로 옮겨 반대편 경사면을 메우는 데 활용하고 있다.
프랫은 “산의 원래 모습을 다시 복원하는 작업인 만큼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남쪽에서는 아구라 로드를 가로지르는 두 번째 교량 공사가 본격화됐다.
교량을 지탱하는 교대는 이미 설치를 마쳤으며, 현재는 콘크리트 상판을 타설하기 위한 거푸집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101번 프리웨이 상부 교량은 외부에서 제작한 프리캐스트 거더를 운반해 설치했지만, 아구라 로드 구간은 현장에서 하나의 구조물로 직접 콘크리트를 타설해 시공한다.
프랫은 이 거푸집을 “케이크 반죽을 붓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케이크 틀과 같은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교통국은 거푸집 설치에 약 1개월에서 6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약 일주일 동안 양생 과정을 거친 뒤 거푸집을 제거하게 된다.
그동안 소셜미디어에서는 101번 프리웨이 위 주 구조물이 완공된 뒤에도 오랫동안 양쪽 산과 연결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프랫은 두 개의 교량을 동시에 시공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었지만, 아구라 로드 지하에 매설된 각종 공공시설 이전 작업에 여러 기관이 참여하면서 공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공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한 덕분에 캘트랜스는 전체 사업이 수년간 지연되는 것을 막고 101번 프리웨이 구간을 먼저 완공할 수 있었다. 또한 두 번째 교량이 완성되기 전에 북쪽 산과 먼저 연결할 경우 야생동물들이 육교 끝에서 떨어질 위험도 있었다고 밝혔다.
프랫은 “야생동물이 101번 프리웨이 위 구조물만 건너도록 둘 수는 없었다”며 “끝이 막혀 있으면 그대로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양쪽 연결이 모두 완료될 때까지 어느 한쪽도 연결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단계는 양쪽을 완전히 연결해 동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기 조감도에서는 남쪽 연결 구간이 지금보다 훨씬 넓게 그려졌지만, 이는 최종 설계가 확정되기 전에 제작된 이미지였다고 프랫은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들은 매주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2일 개통 목표도 순조롭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랫은 인근 아구라힐스 주민들에게 이 육교가 새로운 야생동물을 대거 불러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수십 년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퓨마와 밥캣, 코요테는 이미 이 일대 산지에서 서식하며 주변 주택가를 오가고 있다. 이번 육교는 이들이 도로를 건너다 차량에 치여 죽는 사고를 줄이고, 단절된 서식지를 다시 연결해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프랫은 “이 육교가 프리웨이 남쪽이나 북쪽에 새로운 야생동물을 데려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지역 주민들은 이미 퓨마와 밥캣, 코요테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들의 미래를 지키고 단절된 자연 생태계를 다시 연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구라 로드 교량 상판 공사가 끝나면 마지막 단계로 구조물 높이까지 흙을 채우고,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육교로 이동할 수 있도록 프리웨이와 아구라 로드 주변에 총 2마일 길이의 야생동물 유도 울타리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는 인근 사슴들이 북쪽 공사 구간 가장자리까지 접근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되고 있어, 완공 후 가장 먼저 육교를 이용할 동물로 꼽히고 있다.
프랫은 “처음부터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였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사업이었다”며 “이제 완공이 정말 가까워졌다. 12월 2일을 달력에 꼭 표시해 달라”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