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주내 수감자 548명 전원의 사형을 감형하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형량을 낮추기로 했다.
뉴섬 주지사는 5일 성명을 통해 “국가가 승인한 살인은 캘리포니아의 가치와 양립할 수 없으며 법체계의 근간을 훼손하고 우리 모두의 존엄성을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이어 “불완전한 사법제도 아래에서 사형을 집행하면서 정의와 인간 존엄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지킬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사형 감형으로, 전국 사형수의 약 4분의 1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8년간의 주지사 임기를 마치고 퇴임을 앞둔 시점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뉴섬 주지사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남성 529명과 여성 19명 등 총 548명이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돼 있다. 이는 서반구에서 가장 큰 사형수 규모다. 그는 2019년 주내 사형 집행을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지만, 사형수들은 계속 수감돼 있었다.
다만 주 헌법에 따라 중범죄로 두 차례 이상 유죄 판결을 받은 수감자를 사면하거나 감형하려면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뉴섬 주지사실은 전체 감형 대상 중 382명, 약 70%가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서 마지막으로 독극물 주사를 통해 사형이 집행된 사례는 2006년이다. 당시 23년간 사형수로 수감됐던 클라렌스 레이 앨런(76)이 처형됐다.
뉴섬 주지사는 이번 결정이 범죄 피해자 가족들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며, 자신의 정치 경력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과 그 영향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며 “사형을 집행할 때도 그 책임은 나에게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앤서니 로메로 사무총장은 “이번 감형은 캘리포니아를 오랫동안 짓눌러온 인종차별적이고 오류가 잦으며 비인도적인 형벌을 끝내야 한다는 정의의 요구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약 30년간의 공직 생활 동안 사형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정부가 시민을 살해하는 것은 잘못이며, 사형제도가 정신질환자와 유색인종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돼 왔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결정은 그의 향후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왔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