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에인절스 스타디움을 찾은 5월 4일, 에인절스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는 전날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어둡지만은 않았다.
불펜 보강을 위해 부상에서 돌아오는 투수들과 함께 오늘은 또 다른 새 얼굴이 눈에 띄었다.
지난 시즌 간헐적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던 좌완 샘 앨더게리의 네임텍이 라이언 존슨의 옆자리에 걸려 있었다. 지난 시카고 원정에서 3회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간 기쿠치 유세이가 어제부로 15일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고, 좌완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앨더게리가 수혈된 것으로 보였다. 기쿠치의 상태에 대해 스즈키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MRI 결과와 의사 소견이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 않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왼쪽 손목 골절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던 포수 로건 오하피는 다른 선수들의 타격 연습이 끝난 직후 그라운드에 나와 송구 연습으로 몸을 푸는 모습을 보였다. 복귀가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다.

한편 그라운드 한쪽에서는 색다른 열기가 느껴졌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번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한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배팅 프랙티스에서 연속으로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터뜨리자 이를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드는 광경이 펼쳐졌다. 현재 13홈런으로 리그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그의 존재감은 원정 구장에서도 뚜렷했다.
그러나 경기는 에인절스에게 가혹했다. 소리아노는 여전히 위력적인 싱커와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웠지만, 1회부터 볼넷이 쏟아지며 초반에 무너지고 말았다. 좋은 타자들은 기다릴 줄 알았다. 날카로운 선구안으로 소리아노의 볼 하나하나를 끈질기게 파고든 화이트삭스 타선의 인내가 결국 빛을 발했다.
무라카미는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이어갔다. 멀티 히트에 시즌 14호 홈런을 추가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에인절스는 0-6,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또 한 번 화이트삭스에게 완패를 당했다.

경기 후 스즈키 감독은 소리아노에 대해 “걱정되는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위는 좋았고 구속도 올라와 있었어요. 다만 오늘은 상대가 좋은 타석을 가져갔고, 우리가 상대를 인정해야 할 때도 있어요. 다음 선발을 잘 준비하면 됩니다.” 타선 부진에 대해서는 “미스터리가 없다. 우리가 고전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훈련은 되어 있고, 그냥 매일 계속 나아가는 것뿐”이라며 특유의 차분함을 유지했다.
소리아노 본인은 오늘 결과에 대해 “정말 힘든 밤이었다. 하지만 끝까지 싸웠다. 오늘은 잊고 다음 등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 컨디션에 대해서는 “많이 좋아졌다”며 신체적 문제는 없음을 강조했다.
에인절스는 내일도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화이트삭스와의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