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 선수들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15일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서는 번트 연습이 한창이다. 작은 야구를 통해 어떻게든 선수들의 집중력과 경기력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빅에이 스타디움이다. 오늘 시구는 전설적인 록 그룹 키스의 진 시몬스와 폴 스탠리가 나온다고 벌써부터 시끌벅적하다.

에인절스의 선발투수는 리드 데트머다. 데트머가 나오는 날은 피칭이 언제나 좋았다. 다만 공격이 따르지 않아 승리를 놓친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이날도 같은 그림이 이어졌다. 8회까지 92구를 던지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았지만 에인절스 타선 역시 침묵해 0대 0의 행진이 계속됐다. 매번 같은 패턴이었다.
승부는 8회말에 갈렸다. 그리고 그 한 점은 이 팀이 며칠째 연습해온 방식 그대로 만들어졌다. 파울 타구에 정강이를 맞고도 선발 출전을 고집했던 메클러가 볼넷을 얻었고, 그 자리를 대주자로 나온 시리가 2루를 훔쳤고, 샤누엘이 적시타를 날려 불러들였다. 출루시키고, 진루시키고, 불러들이는 것. 딱 그것이었다.

9회는 벤 조이스가 올라와 13구로 삼진 두 개를 잡고 문을 닫았다. 최고 구속 104.5마일이었다. 스즈키 감독은 경기 후 조이스를 두고 “오늘 본인에게 말했는데, 힘을 쓰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고 했다. 정말 미친 수준이다”라며 웃었다.
최종 스코어 1대 0. 데트머는 8이닝 2피안타 무실점 11탈삼진으로 시즌 4승째를 거뒀다. 하지만 홈 경기에서 매번 잘 던지고 승리를 못했던 한을 오늘 풀었다. 드디어 홈 1승.
LA 에인절스가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1-0으로 꺾었다. 올시즌 에인절스는 캔자시시티와의 다섯번 째 만남에서야 드디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스즈키 감독은 데트머의 투구를 이렇게 평가했다. “우리가 얘기해온 그대로다. 오늘 그렇게 던졌고 내내 통제하고 있었다. 불안한 타석이 정말 없었다. 집중한 게 보였다. 코스를 찔렀고 상대는 슬라이더를 읽지 못했다. 커브도 스트라이크로 던졌다. 정말 좋은 투구였다.”

정작 본인은 담담했다. “홈에서 이겨서 좋다. 몸 상태도 좋았고 팀에 이길 기회를 줬다. 정말 좋은 결과였다.” 8이닝을 92구로 막은 비결을 묻자 “모든 구종을 로케이션에 넣은 게 컸다. 초반에 아웃을 잡고 루킹 삼진을 몇 개 만든 것도 그렇다. 하지만 오늘 밤 패스트볼이 정말 좋았다”고 답했다.
전날 여섯 명이 나눠 만든 6점으로도 지더니, 이날은 한 점으로 이겼다.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번트를 연습하던 그 야구가 8회에 한 번 작동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에인절스는 49승 75패가 됐다. 16일 같은 장소에서 라이언 존슨이 로열스의 노아 캐머런과 맞선다. 시리즈 마지막 경기다.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