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하원 의석 하나를 놓고 두 한인 후보가 민주당과 공화당 간판을 달고 맞붙었다. 11·3 중간선거가 치러진 워싱턴주 10지구에서다. 한국 이름이 김순자인 메릴린 스트릭랜드 민주당 의원과 정동복인 크리스 정 공화당 후보가 경쟁했고, 승리는 현역 스트릭랜드 의원에게 돌아갔다.
AP통신을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트릭랜드 의원은 정 후보를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3일 오후 9시께(PT) 보도된 개표 상황에서 스트릭랜드 의원은 약 64.4%, 정 후보는 약 35.1%를 기록했다. 당시 예상 전체 투표의 약 62%가 집계된 상황이었다.
이번 선거는 한인 후보가 비한인 후보를 상대로 도전하는 구도를 넘어, 두 주요 정당의 본선 후보 자리를 모두 한인이 차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같은 한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두 후보는 서로 다른 정당 소속으로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서울에서 한인 어머니와 한국전 참전용사인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타코마 시장을 지낸 뒤 2020년 연방하원에 처음 당선됐으며, 2021년 첫 취임 선서 때 한복을 입고 등장해 주목받았다. 자신의 한인 정체성을 미국 정치의 중심 무대에서 드러낸 장면이었다.
이번 승리로 스트릭랜드 의원은 2020년부터 네 차례 연속 연방하원 선거에서 승리하며 의회 내 입지를 다졌다.
이에 맞선 크리스 정 후보는 약사 출신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2024년 워싱턴주 보험감독관 선거에도 출마한 경력이 있다. 이번에는 공화당 후보로 연방하원에 도전했지만 민주당 현역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승리 후 생활비 부담 완화와 노동자의 임금·복지, 투표권 보호를 향후 의정활동의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민주당 의원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두 후보의 맞대결은 한인 정치 참여가 서로 다른 정당과 정치적 노선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인이라는 배경을 공유하더라도 정치적 선택은 다를 수 있고, 유권자들은 후보의 경력과 정책, 소속 정당을 함께 판단하게 된다.
워싱턴주 10지구에서는 어느 후보가 이기더라도 한인이 연방의회에 진출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한인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에서 ‘어느 한인 후보가 지역을 대표할 것인가’로 옮겨간 경쟁에서, 유권자들은 스트릭랜드 의원에게 다시 의석을 맡겼다.
<김상목 기자> knewsl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