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자의 취업 실태를 추적하기 위해 추진했던 국세청(IRS)·이민세관단속국(ICE) 정보공유 프로그램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 재무부 감사관실(TIGTA)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 매칭 과정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으며, 실제 활용 가능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AP통신과 블룸버그택스 등에 따르면 재무부 산하 세무행정감사관실(TIGTA)은 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IRS와 ICE 간 정보공유 체계가 부정확한 데이터와 허술한 검증 절차로 인해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대규모 불법이민 단속 정책의 일환으로, ICE가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이민자들의 이름과 주소를 IRS에 제공하면 IRS가 세금 신고 기록과 대조해 최신 주소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감사 결과 ICE는 IRS에 120만 명이 넘는 대상자의 정보를 제공했지만, IRS가 실제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우는 약 4만7천 명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요청 대상의 4% 수준이다. 더욱이 IRS가 추가 주소 정보를 제공한 사례는 전체 요청 건수 대비 5%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관실은 데이터 형식이 제각각이었던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ICE가 제출한 이름과 주소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형식이 통일되지 않아 IRS 자동 매칭 시스템이 정확하게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부 사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주소나 불완전한 정보가 정상 데이터로 처리된 경우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또 ICE가 납세자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보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보공유 협약이 체결됐다고 지적했다. 감사관실은 “문제점이 해결됐다는 충분한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ICE가 IRS로부터 받은 납세자 정보를 적절히 보호하지 못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보공유 프로그램은 시행 초기부터 논란을 불러왔다. IRS 내부에서는 납세자 비밀보호 원칙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당시 국세청장 대행이 사임하는 등 내부 반발도 이어졌다. 이후 연방법원은 IRS가 수만 건의 납세자 정보를 ICE에 제공한 과정이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며 제동을 걸었다.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이번 보고서 공개 직후 성명을 통해 “ICE가 트럼프 2기 초반부터 이미 데이터를 부적절하게 취급하고 있었다”며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번 감사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자 추방 확대를 위해 추진한 핵심 데이터 활용 전략이 실제 현장에서는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정부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더라도 정보의 정확성과 법적 절차가 확보되지 않으면 단속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