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030년까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고 발언한 가운데, EU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도 정식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반대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이날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후 발표한 공동선언에서 “가입 희망국은 특히 법치 분야에서 개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이유로 EU 가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없으며, EU 가입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취지다.
농산물 금수 조치로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빚고 있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관련 전체 아이디어를 처음부터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르반 총리는 “우린 전쟁 중인 국가와 확장한 적이 없다. 유효한 국경이 어디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며 “미안하지만 이런 국가를 EU에 포함시키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농업 생산이 다른 국가에 미치는 영향 등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는 12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관련 공식 회의를 열지에 대해서도 “EU는 이런 중대한 결정을 내릴 준비가 안 됐다”고 선 그었다. 회의 개최는 회원국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비즈니스와 무역을 위한 EU 단일 시장은 가장 큰 자산이며, EU 확장은 결국 모든 회원국에 혜택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후보국이 EU 규칙 및 표준에 맞춰 자국 법률을 개혁하는지에 따라 가입 속도가 결정돼야 한다며, 임의의 기한을 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셸 상임의장은 지난달 27일 “EU는 2030년까지 새 회원국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목표로 제시한 2030년 내 가입을 지지했다.
현재 EU 공식 가입 후보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튀르키예,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알바니아, 몰도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 총 8개국이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지난해 6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같은 해 12월 후보 자격을 부여받았다.
EU 회원국이 되려면 정치, 경제, 사법 제도 등에서 까다로운 가입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21개 회원국의 평균 가입 기간은 9년으로, 가입을 위해 27개 회원국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