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별세한 배우 김수미(75·본명 김영옥)에 대해 각계 각층의 애도가 잇따랐다.
고인과 MBC TV 드라마 ‘전원일기'(1980~2002)에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애도의 메시지를 내놨다.
유 장관은 이날 “김수미 선생님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그 누구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셨다”고 말했다. “화려한 배우라기 보다는 따뜻한 인간미와 유머로 가족처럼 다가오신 분이라 그 슬픔이 더 크다. 우리에게는 스타를 잃었다기 보다 가족을 잃은 것 같은 슬픔으로 다가온다”고 애도했다.
유 장관은 “후배 배우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신 김수미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애도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김혜수는 본인 인스타그램에 별다른 멘트 없이 김수미의 젊은 시절 사진을 올렸다. 서구적 이목구비와 뛰어난 미모가 이목을 끌었다.
방송인 현영은 본인 인스타그램에 “언제나 웃는 얼굴로 따뜻하게 챙겨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라고 적었다. “마음이 너무 먹먹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요. 항상 감사했고 감사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이며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사진 속 김수미는 현영, 개그맨 장동민과 함께 다정한 모습을 드러내 뭉클함을 더했다.
넷플릭스 예능물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에서 출연한 정지선 셰프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정 셰프는 “저에게는 정말 특별한 분이셨다. 따뜻한 분이셨다. 진심으로 대해주셨다. 5일 전만 해도 전화 통화하면서 인사 드렸는데···”라며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놨다. 이어 정 셰프는 “항상 응원해주셔서 힘이 됐다. 너무 속상하다. 김수미 선생님 사랑한다. 김수미 선생님 존경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그룹 ‘잼’ 출신 윤현숙은 고인과 생전에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고인은 윤현숙, 배우 변정수, 배종옥과 함께 다정하게 포즈를 취했다. 윤현숙은 “선생님, 어떻게 그렇게 가세요. 선생님 모시고 정수랑 강원도 가려 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라고 적고 그리움을 털어놨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윤영미는 본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인과의 일화를 밝혔다. 윤영미는 “서초동 댁에 갔다. 진짜 따끈한 이밥에 손수 만드신 간장게장과 보리굴비를 한 상 차려 내오셨다. 칠순 잔치하는데 집에 와 사회 좀 보라 해서 갔더니 한국의 유명 배우, 가수들은 다 와 있었다. 얼마나 많이 베풀고 사셨는지 그 품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나면서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치 못하시고 감탄하셨고 그 연세에도 시집을 읽고 글을 쓰시며 예쁜 옷으로 치장하는 걸 좋아하신 천생여자, 난 죽을 때까지 사랑할 거야. 사랑하다 죽을거야··· 늘 말씀하셨는데 사랑 안고 천국으로 가셨으리라 믿는다. 김수미 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 제작자인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도 본인 페이스북에 고인과의 일화를 밝혔다. 그는 “영화 ‘광해, 왕이된 남자'(감독 추창민·2012)의 시사회가 끝난 후 김수미 선배가 오셔서 영화를 너무 재밌게 보셨다며 내 손을 잡고 특유의 위트와 엉뚱함을 발휘하셨다. ‘근데 대표는 왜 나를 중전으로 캐스팅 안한거야?’ 하시며 함박웃음을 지으시고 영화를 그냥 보여주셨으니 굳이 굳이 보답을 해야한다시며 간장게장과 김치를 보내주셨다”고 회상했다.
“사실 김수미 선배는 나보다는 추창민 감독과 ‘마파도’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같이 하셨고 추감독과의 인연으로 한 번도 작품을 한 적이 없는 나에게도 애정과 응원을 보내주셨다. 난 김수미 선배님에게 꼭 작품을 같이 하자고 약속했으나 이 세상에선 이제 선배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원 대표는 “정말 본능적으로 하는 연기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김수미 선배님이 무슨 이 청천벽력 같은 아픈 소식을 전해주실 줄 상상도 못했다. 부디 하늘에서 아프지 마시길, 하늘에서 그저 행복하시길,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도 본인 페이스북에 “김수미 배우님이 돌아가셨다”고 적었다. “제게는 요리 선생님이셨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러면서 “맛있는 조리법을 많이 남기셨다. 고맙습니다. 편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김수미는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앞서 김수미는 지난 5월부터 피로 누적으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194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고인의 대표작은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국민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다. 솔직한 입담과 유쾌한 코미디 연기로 사랑받으며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요리 전문가로도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이어나갔다. 2018년 본인 이름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을 론칭했으며, 음식 사업을 하기도 했다.
유족으로 남편 정창규씨와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 등이 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했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11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