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내 인종별 기대수명 격차가 여전히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오래 사는 집단과 가장 짧은 집단 간 차이는 15년을 넘었다.
의료정책 연구기관 카이저 패밀리 재단(KFF)이 최근 발표한 ‘인종별 기대수명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기대수명은 아시아계 85.2세로 가장 높았다. 이어 히스패닉계 81.3세, 백인 78.4세, 흑인 74.0세 순이었으며, 아메리카 원주민·알래스카 원주민(AIAN)은 70.1세로 최저를 기록했다.
이번 분석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대수명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모든 인종 집단에서 수명이 증가했으며, 특히 아메리카 원주민·알래스카 원주민은 4.5년 늘어 가장 큰 회복폭을 기록했다. 이어 히스패닉계 3.5년, 흑인 2.8년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백인(0.9년)과 아시아계(0.8년)는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동안의 타격은 유색인종에 더 집중됐다.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기대수명 감소폭은 아메리카 원주민·알래스카 원주민이 6.6년으로 가장 컸고, 히스패닉계 4.2년, 흑인 4.0년, 백인 2.4년, 아시아계 2.1년 순으로 집계됐다.
아시아계는 평균 기대수명이 가장 높지만, 내부 격차 문제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중국계, 베트남계 등 세부 집단 간 기대수명 차이가 존재하며, 소득과 교육 수준 등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건강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평균 수치가 내부 불균형을 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히스패닉계의 이른바 ‘건강 역설’도 다시 주목됐다. 의료 접근성과 소득,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백인보다 높은 기대수명을 보이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최근 이민자 집단의 비교적 양호한 건강 상태가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인종 간 기대수명 격차의 근본 원인으로 구조적 불평등을 지목했다. 건강보험 접근성 차이, 소득 및 교육 격차, 주거 환경 등 복합적 요인이 건강 결과를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메리카 원주민의 경우 연방 정부의 인디언 보건서비스 예산 부족이 의료 접근성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또 과거 주거 차별 정책인 ‘레드라이닝’과 지속적인 경제적 격차가 유색인종을 빈곤 밀집 지역에 집중시키면서 건강 격차를 고착화했다는 연구 결과도 인용됐다.
한편 2024년 미국 전체 기대수명은 79.0세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인종별 세부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