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랠리를 이어가던 엔비디아의 장중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5조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향방을 가를 미·중 고위급 정상회담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2.3% 상승 마감하며 6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장중 시가총액은 5조50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 수준에 도달한 기업은 엔비디아가 세계 최초다. 시장에서는 AI 시대 반도체 산업의 압도적 지배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젠슨 황을 비롯해 일론 머스크, 팀 쿡 등 주요 기업 CEO들과의 중국 방문을 언급하며 “세계 최고의 기업인들이 중국으로 향하는 놀라운 모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번 일정에는 퀄컴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CEO들도 가세하며 AI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민관 총력전 양상도 부각됐다.
엔비디아의 급등은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번지는 투자 열풍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컴퓨터 메모리와 저장장치 관련 종목을 추종하는 ‘라운드힐 메모리 ETF’는 지난 4월 2일 출시 이후 AI 인프라 투자 수요 급증에 힘입어 자산 규모가 73억 달러로 불어났으며, 주가는 같은 기간 96% 폭등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햇필드 CEO는 “칩은 완전히 공급 부족 상태이고, 반도체 주식은 폭등하고 있다”며 “전쟁 뉴스든, 실적 부진이든 그 어떤 것도 이 흐름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주 랠리는 일부 종목들을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이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타워 세미컨덕터는 이날 23% 급등하며 2000년 11월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고, 아카마이 테크놀로지스는 7.7% 올라 200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온 세미컨덕터 역시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반도체주 강세는 주요 지수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S&P500 지수는 0.6% 상승하며 올해 들어 17번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 오르며 올해 13번째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7포인트(0.1%) 하락 마감했다.
다만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전날에는 퀄컴, 인텔, 샌디스크 등 주요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장중 6.7%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엔비디아와 메모리 ETF를 대거 사들였다.
캐럴 슐라이프 BMO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시장전략가는 “반도체 생산 능력은 단기간에 확대할 수 없고, 관련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도 극소수”라며 “장기 구조적 성장 흐름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FOMO)이 계속해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