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여성 식당 근로자가 서로 다른 한인 식당 3곳을 상대로 노동법 소송을 잇따라 제기한 사실이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노동법 소송은 캘리포니아에서 흔한 민사사건이지만, 동일한 원고가 여러 한인 식당을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잇따라 제기한 사례는 드물다.
본보는 공개된 법원 기록과 소장 3건을 비교·분석해 L씨가 서로 다른 한인 식당 3곳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경위와 사건별 청구 내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세 사건에서는 초과근무수당과 최저임금 관련 법 위반, 식사·휴식시간 미제공, 부정확한 임금명세서, 최종임금 미지급 등의 주장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후 제기된 사건에서는 보복과 부당해고, 장애차별 등 새로운 청구도 추가됐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L씨가 가장 최근 소송을 제기한 곳은 LA 한인타운의 R식당이다.
LA카운티 수피리어코트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L씨는 지난 2025년 8월 4일께 R식당에 입사해 같은 해 11월 2일께 고용관계가 종료될 때까지 약 3개월 동안 주방 직원으로 근무했다.
L씨는 재료 손질과 조리, 음식 포장 및 배달 업무를 맡으며 주 6일, 주 평균 54.5시간을 근무했지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법이 정한 식사시간과 휴식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고, 부정확한 임금명세서를 받았으며 고용관계 종료 후 지급돼야 할 최종임금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R식당을 상대로 한 소송에는 앞선 두 건의 소송보다 다양한 청구가 포함됐다.
L씨는 근무 중 주방 바닥이 미끄러워 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적절한 미끄럼 방지 매트 설치를 요청했지만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반복적인 작업과 무거운 물건을 드는 과정에서 팔과 어깨, 허리와 엉덩이 등에 부상을 입었으며 이를 관리자에게 알렸지만 업무 조정 등 합리적 편의(Accommodation)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용주가 근로자의 신체 상태와 필요한 조치를 논의하는 대화형 절차(Interactive Process)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부상 또는 장애로 인식된 상태와 작업장 안전 문제 제기 등을 이유로 고용관계가 종료됐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는 초과근무수당과 최저임금 관련 법 위반, 식사·휴식시간 미제공, 임금명세서 위반, 최종임금 미지급 외에도 장애차별, 합리적 편의 제공 의무 위반, 대화형 절차 미이행 등이 청구 원인으로 포함됐다.
하지만 Knews가 법원 기록을 추가로 확인한 결과 L씨가 한인 식당을 상대로 노동법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L씨는 앞서 오렌지카운티의 H식당 운영업체를 상대로 노동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H식당 사건 소장에 따르면 L씨는 2023년 2월 8일께 입사해 같은 해 11월 29일께 고용관계가 종료될 때까지 약 10개월 동안 요리사로 근무했다.
이씨는 주 5일, 주 평균 약 55시간을 근무하면서 월급 5,500달러를 수표와 현금으로 나눠 지급받았지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했고, 식당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개인 차량을 이용했지만 주행거리 등 업무 관련 비용을 상환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부정확한 임금명세서를 받았고 고용관계 종료 당시 최종임금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L씨는 오렌지카운티의 또 다른 한식당 M식당 운영업체를 상대로 두 번째 노동법 소송을 제기했다.
M식당 사건에서도 초과근무수당과 최저임금 관련 법 위반, 식사·휴식시간 미제공, 업무비용 미상환, 임금명세서 위반, 최종임금 미지급 등이 주장됐다. 여기에 노동법상 권리 행사에 대한 보복(Retaliation)과 부당해고(Wrongful Termination) 청구가 추가됐다.
Knews가 세 건의 소장을 비교한 결과 사건별 청구 내용에는 상당한 공통점과 함께 차이점도 나타났다.
H식당 사건은 임금과 근로조건, 업무비용 관련 청구가 중심이었다. 이후 M식당 사건에서는 보복과 부당해고 주장이 추가됐으며, 가장 최근의 R식당 사건에서는 근무 중 부상과 작업장 안전 문제, 장애차별, 합리적 편의 제공 의무 위반 등에 관한 주장도 포함됐다.
세 사건에는 초과근무수당과 최저임금 관련 법 위반, 식사·휴식시간 미제공, 임금명세서 위반, 최종임금 미지급 등에 관한 주장이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캘리포니아에서 임금체불이나 식사·휴식시간을 둘러싼 노동법 소송은 흔한 민사사건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동일한 근로자가 여러 한인 식당에서 근무한 뒤 각 식당을 상대로 유사한 노동법 위반을 주장하며 잇따라 소송을 제기한 점은 눈길을 끈다.
특히 세 건의 소장을 시간 순서대로 놓고 보면 기본적인 임금·근로조건 관련 주장은 상당 부분 공통되지만 사건마다 추가된 청구에는 차이가 있다. 다만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이유나 세 소송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소장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