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시장에서 원유 공급 과잉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이란 협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원유 비축량(재고)을 채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각국이 재고를 빠르게 회복할수록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인질삼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JD밴스 미국 부통령도 지난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배경에 대해 “세계가 비축량을 일부 회복한 다음 이란 입장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원유 재고는 정유소 인근 민간 소유 탱크, 바다 위 유조선, 정부가 운영하는 전략 비축유 등을 모두 합한 개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재고는 지난 3~5월 1억6300만 배럴 감소해 199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SJ은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걸프 산유국들이 유정을 재가동하면서 재고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전쟁 초반 한때 배럴당 120달러 선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전쟁 이전 수준인 배럴당 7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맥쿼리·시티그룹 등은 유가가 향후 몇 달 내 6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은 하루 30~60척 수준으로 극심한 공급 압박을 겪지 않을 정도로 정상화됐으며,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는 이날 5개월 연속 증산에 합의했다.
쿠웨이트는 지난주 전쟁 이전 수준(약 240만 배럴)에 근접한 하루 약 160만 배럴을 수출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유조선 외 우회 항로를 거쳐 홍해도 활용하고 있다. 5월 OPEC 탈퇴한 UAE는 빠른 속도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요 ‘큰손’들이 곧바로 매입을 늘리지 않아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저유가를 추구해서 전략비축유 확보에 적극 나설 유인이 떨어지고, 중국은 전기차 등 석유 의존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시장 조사 회사 커머디티 컨텍스트 설립자 로리 존스턴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 4개월 만에 시장이 위험한 공급 충격으로 갔다가 이제 공급이 충분한 시장으로 전환된 것이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정보회사 스파르타 커너디티스 닐 크로스비는 “유가는 적대 행위가 완전 종식됐다는 기대에 반응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현실적이고 지속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