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학자금은 따로 준비하면 되죠.”
얼마 전, 막 치과의사가 된 젊은 선생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앳된 얼굴에 흰 가운이 아직 어색해 보이는 분이었습니다. 치대를 졸업하는 데 700,000달러의 학자금 론을 받으셨다고 했습니다.
빚 때문에 개원도 엄두가 안 나고, 결혼도 막막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 조용히 한 마디를 덧붙이셨습니다.
“근데 제가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이 빚을 부모님이 갚아야 하잖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분에게 생명보험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을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었습니다.
아이가 대학에 합격하면, 인생의 숙제를 하나 마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대학 합격 소식에 아이보다 부모가 더 울기도 하고, 몇 년 동안의 학원비와 라이드, 걱정과 기대가 한꺼번에 지나갑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대학 합격은 준비하는데, 그 시간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준비는 얼마나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합격 이후의 이야기는요.
많은 부모님들이 학자금을 준비합니다. 529 플랜도 하고, 주식 투자도 하고, 부동산도 생각합니다. 그 자체는 좋은 준비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한 가지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나는 계속 일할 수 있을 것이다.”
학자금 계획은 투자 계획이라기보다, 부모의 소득이 앞으로 10년 이상 유지된다는 가정 위에 세워진 시간표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입니다.
아이가 고등학생이 될 즈음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로 몇 년간 일을 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업이 흔들리기도 하고, 가족 돌봄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미뤄지는 건 무엇일까요.
대부분 학자금입니다. 당장의 생활비와 집 유지 비용이 먼저 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은 흔들릴 수 있지만, 아이가 대학에 가는 시기는 생각보다 정확하게 다가옵니다. 시장이 하락한 시점과 학자금이 필요한 시기가 겹치면, 원하지 않는 타이밍에 투자 자산을 꺼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부 부모들은 학자금을 투자만으로 준비하지 않습니다. 계획이 중간에 멈추지 않도록 생명보험을 함께 고려하기도 합니다. 현금가치를 필요한 시점에 꺼내 쓸 수 있고, 중대한 질병이 생겼을 때 리빙 베네핏으로 생활의 공백을 메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수익률이 아닙니다. 아이가 대학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가정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것입니다.
그 젊은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부모님한테 해드릴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는 것 같아서요.”
보험 이야기를 하러 왔다가, 가장 깊은 효도 이야기를 듣고 돌아온 날이었습니다.
Madison Lee, 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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