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권 인터뷰에 출석했다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3개월 넘게 구금됐던 71세 한인 여성에게 연방법원이 즉각 석방 명령을 내렸다.
법률정보사이트 저스티아(Justia)가 공개한 캘리포니아 연방중부지방법원의 9월 14일 결정문에 따르면, 데이비드 브리스토(David T. Bristow) 연방 치안판사는 한인 여성 조창연(Chang Yeon Jo·71)씨가 제기한 인신보호청원을 받아들여 이민 당국에 조씨를 즉각 석방하라고 명령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조씨는 한국 국적으로 2006년께 방문비자를 통해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뒤 약 20년 동안 캘리포니아에서 거주해왔다.
조씨는 오랜 기간 교제한 미국 시민권자 남성과 2025년 5월 결혼한 뒤 같은 해 9월 결혼을 근거로 연방 이민국(USCIS)에 신분조정, 즉 영주권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지문 채취와 신체검사 등 이민국이 요구한 절차에 응했고 취업허가증도 발급받았다.
하지만 지난 6월 10일 영주권 신청을 위한 최종 인터뷰에 출석했다가 현장에서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이후 샌버나디노 카운티 애들란토 이민세관단속국 처리센터(Adelanto ICE Processing Center)에 구금됐다.
조씨는 체포된 뒤 3개월 넘게 구금 생활을 이어갔다.
세계일보(World Journal)는 조씨가 구금 중 건강이 악화돼 병원 치료를 받았고 체중도 10파운드 이상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조씨의 보석 신청은 지난 8월 25일 기각됐으며 최종 추방 명령도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체포 전 과거 한 차례 형사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었지만, 연방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수사 이후 형사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씨 측은 지난 8월 27일 연방법원에 인신보호청원을 제출하고, 별도의 사전 통지나 개별 심리 없이 장기간 구금한 것은 수정헌법 제5조가 보장하는 적법절차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방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브리스토 판사는 조씨가 영주권 신청 과정에서 이민 당국에 자신의 신원과 거주지를 공개했고, 지문 채취와 신체검사, 인터뷰 등 정부가 요구한 절차에 계속 응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조씨가 약 20년 동안 미국에서 고정된 거주지를 유지하며 일해왔고, 이민 당국의 지시를 피해 도주했거나 지역사회에 위험을 초래했다는 기록도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에 따라 조씨의 구금이 적법절차를 위반했다며 이민 당국에 조씨를 즉각 석방하고 체포 당시 압수한 개인 소지품도 모두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또 조씨를 다시 구금하려면 사전에 통보하고 중립적인 심리기관에서 별도의 심리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조씨가 도주 위험이 있거나 지역사회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법원은 특히 이민 당국에 9월 14일 명령 이후 2영업일 이내에 조씨가 실제 구금에서 풀려났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상태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현재 공개된 저스티아 결정문에는 조씨의 실제 출소 날짜와 시각까지는 적혀 있지 않으며, 법원이 확인한 것은 9월 14일 내려진 “즉각 석방” 명령이다.
이번 결정은 영주권 신청 절차에 정상적으로 출석한 이민자를 사전 개별 심리 없이 체포·구금할 수 있는 범위를 둘러싼 적법절차 논란 속에서 나온 연방법원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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