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바다 위에서 살며 세계를 여행하겠다는 꿈을 안고 크루즈선 객실에 수십만 달러를 투자한 승객 200여 명이 갑작스러운 운항 중단으로 집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일부 승객은 단 7시간 만에 짐을 싸서 배에서 내려야 했다.
로이터통신과 CBS뉴스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빌라 비 레지던스(Villa Vie Residences)는 주거용 크루즈선 ‘오디세이(Odyssey)’의 운항을 중단하고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항구에서 승객들을 하선시켰다.
오디세이는 2024년 10월 출항해 2027년 11월까지 세계 7개 대륙을 여행하는 3년여 일정의 크루즈선이다. 하지만 단순한 세계 일주 여행상품이 아니었다. 운영사는 승객들에게 선박이 운항하는 동안 평생 거주할 수 있는 객실을 판매했으며, 최소 15년의 거주를 보장한다고 홍보했다. 객실 구매 가격은 수십만 달러에 달했다.
운항 중단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란 전쟁으로 폭등한 연료비다. 회사 측에 따르면 객실당 월평균 1,800달러였던 연료비가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6,000~8,000달러로 급등했다.
운영사는 선박 속도를 늦추고 항구 체류 기간을 늘리며 비용 절감을 시도했지만 결국 자금이 바닥났다.
캄보디아 당국에 따르면 승객들은 오전 7시께 하선 통보를 받고 오후 2시까지 배를 떠나야 했다. 당시 선박에는 15개 국적의 승객 203명과 승무원 156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중 일부는 미국과 호주 등에서 살던 집을 팔고 크루즈 생활을 시작한 은퇴자들이었다.
승객 러스 보먼은 로이터통신에 집을 팔고 가진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 이제 돌아갈 곳조차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 랜디 캐싱햄은 연료비 폭등뿐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경영상 문제도 운항 중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운영사 최고경영자 미카엘 페터슨은 자금 확보에 실패했다며 연방파산법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승객들의 임시 숙소 마련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운항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평생 바다에서 살겠다는 꿈을 안고 집까지 처분했던 승객들은 낯선 캄보디아 항구에서 새로운 거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K-News LA 편집부>knewsl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