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월드컵에 나선 벤투호 미드필더 백승호(25·전북)가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데뷔골의 기쁨을 맛봤다.
백승호는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0-4로 끌려가던 후반 20분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대신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대표팀 최종 명단 26명에 포함돼 첫 월드컵 무대에 나선 백승호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벤치에서 지켜봤다.
애초 백업 역할을 수행할 걸로 예상됐으나, 황인범, 정우영(알사드), 손준호(산둥타이샨) 등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브라질과의 16강전도 백승호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한국이 전반에만 4골을 실점하며 끌려가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후반 20분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을 불러들이고 백승호를 투입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올해 6월 국내에서 치른 브라질과의 평가전(1-5 패)에서 아픔을 겪었던 백승호는 투입 후 자신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그리고 투입된 지 11분 만에 환상적인 월드컵 데뷔골로 한국에 득점을 안겼다.
세트피스 찬스에서 브라질 수비가 헤더로 걷어낸 공을 잡은 뒤 먼 거리에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굳게 닫혀 있던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월드컵이란 무대는 축구선수라면 꼭 한 번 밟아보고 싶은 곳”이라며 “월드컵이라는 꿈을 가지고 축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간절하다”고 말했던 백승호의 꿈이 이뤄진 순간이다.
월드컵 데뷔전 데뷔골이자 A매치 통산 15번째 경기에서 터진 3호골이다.
이승우(수원FC)와 함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성장한 백승호는 이후 독일을 거쳐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입성했다.
국내 최고의 구단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그는 지난해 전북의 K리그1 5연패와 올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에 기여했다.
전북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벤투 감독에도 중용돼 온 백승호는 월드컵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브라질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값진 경험을 안고 돌아가게 됐다.
꿈의 무대에서 골 맛을 본 백승호에게 이번 월드컵은 시작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