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시가 한인타운 내 노래방 업소의 신규 영업 허가를 일정 기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야 소음과 교통 문제, 주류 판매 규정 위반 등으로 주민과 주변 상인들의 불만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헤더 허트 LA시의원은 지난주 올림픽 블루버드를 중심으로 한 한인타운 상업·문화 지역에서 신규 노래방 허가를 45일간 중단하는 내용의 안건을 발의했다. 필요할 경우 중단 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으며, 무허가 영업 업소를 조사하기 위해 LA경찰국(LAPD)에 7만5,000달러를 배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허트 의원실은 한인타운의 유흥·야간 영업이 확대되는 만큼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보다 신중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고층 건물과 아파트 건설이 늘면서 심야 소음과 교통 등 관련 민원이 증가했으며, 일부 주민은 노래방 업소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이슈] “한인타운 노래방 신규허가 중단한다” …. 성매매·불법 주류판매 민원 폭주
LA경찰국 올림픽 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한인타운에는 주류 판매 허가를 받은 노래방 업소가 36곳 있다. 주류 판매 허가를 받은 식당과 주류 판매점, 유흥업소 등을 모두 합치면 약 550곳에 달한다. LA시에서 주류를 판매하려면 주류통제국(ABC)의 주 면허와 LA시의 조건부 허가를 모두 받아야 한다.
노래방은 한인 이민자 사회의 문화와 야간 생활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970년대 이민이 본격화된 이후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들이 모여 노래를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어로 ‘노래방’이라 불리는 이 시설은 남가주 곳곳의 쇼핑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낮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이용하고, 저녁에는 친구나 사업 관계자들이 모이며, 일부 업소는 새벽까지 영업한다.
그러나 업소마다 영업 형태와 이용객이 크게 다르고, 일부는 허가 범위를 벗어난 영업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심야 주류 판매와 실내 흡연, 규정 위반 영업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인타운 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인 조동수(스티브 조)씨는 일부 노래방이 새벽 2시 이후까지 영업하고 있으며, 마약 사용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협회가 주류 판매와 소비 관련 규정을 지켜달라고 요청했지만 업소들이 이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LA경찰국 올림픽 경찰서 후원단체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이창엽씨는 규정을 준수하는 업주들이 불이익을 받는다고 느껴 시와 경찰에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경찰과 협력해 주류 및 담배 판매업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규정 교육도 진행해왔다. 이씨는 규정을 어기는 업소를 단속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다.
다만 한인타운 노래방 업소와 직접 관련된 범죄 통계는 현재 공개된 자료가 없다. 올림픽 경찰서장인 레이철 로드리게스 경감은 올해 음주운전 관련 사고와 위반 사례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6년 들어 현재까지 82건으로, 지난해 전체 60건을 넘어섰다. 다만 이 가운데 노래방 업소와 연관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행 LA시의 간소화된 허가 절차도 문제로 지적된다. 식당으로 주류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실제로는 노래방 형태로 영업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노래방 업소에 적용되는 별도의 구체적인 허가 조건은 마련돼 있지 않다. 허트 의원실은 신규 허가 중단을 통해 시가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관리 방안을 마련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윌셔센터-한인타운 주민의회 빌 로빈슨 의장은 높은 운영비와 소비 위축, 팬데믹 여파 등으로 식당과 서비스 업종의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일부 업소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허용된 시간보다 늦게까지 영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상업지역과 인접한 6가와 8가 주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마크 리 전 주민의회 의장도 한인타운의 야간 유흥업소 관리 상황을 ‘서부 개척시대의 무법천지’에 비유하며, 이번 조치가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치지 않도록 업주와 주민, 시 당국이 함께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안건은 아직 초기 단계로, 앞으로 시의회 도시계획·토지이용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위원회를 통과하면 시의회 전체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