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에서 신규 주택 건설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주택난과 높은 주거비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한인타운에서 신규 건설 허가를 받은 프로젝트는 2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LA 지역의 데이터 전문 매체 크로스타운(Crosstown)이 LA시 건축안전국(LADB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2개월 동안 한인타운에서 신규 건설 허가를 받은 프로젝트는 모두 1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12개월과 비교하면 90%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절대적인 건설 규모는 여전히 미미하다.
한인타운의 신규 건설 허가 건수는 LA시 114개 지역 가운데 38위에 그쳤다.
특히 한인타운은 LA에서도 인구밀도가 높고 렌트 수요가 집중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이 더욱 두드러진다.
LA 전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크로스타운이 인용한 LA 리포티드(LA Reported)의 분석에 따르면 LA카운티의 지난 10년간 순수 주택 증가율은 연평균 0.4%에 불과했다.
새 아파트와 주택이 계속 건설되고 있지만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짓는 경우가 적지 않아 실제 전체 주택 재고가 늘어나는 속도는 신규 건설 규모보다 훨씬 느리다는 것이다.
더욱이 LA시에서 발급되는 신규 건설 허가의 상당수는 단독주택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토지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 건설이 필요하지만 실제 건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낮은 단독주택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LA시의 신규 건설 허가는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했다.
크로스타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LA시에서 발급된 신규 건설 허가는 모두 2,62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건설 속도보다 4.3% 앞서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증가세에는 착시가 있다.
올해 신규 건설 증가분 대부분이 산불 피해를 입은 퍼시픽 팰리세이즈 재건 사업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을 제외하면 LA시의 신규 건설은 오히려 지난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는 최근 12개월 동안 무려 1,193건의 신규 건설 허가가 발급됐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우드랜드힐스보다 9배 이상 많은 규모다.
퍼시픽 팰리세이즈 한 지역에서 나온 허가가 LA시 전체 신규 건설의 23%를 차지했다.
결국 산불 이후 재건이라는 특수 요인을 제외하면 LA의 주택 건설 시장은 여전히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 경기 부진은 주택난뿐 아니라 LA 지역 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건설업은 지역의 주요 고용 산업 가운데 하나이며 완공된 주택과 상업시설은 재산세를 비롯한 각종 세수 증가로 이어진다.
하지만 최근 건설업계는 이민 단속 등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관세로 인한 건축자재 가격 상승, 높은 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라는 복합적인 악재를 맞고 있다.
특히 한인타운처럼 주택 수요가 높고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신규 공급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을 경우 렌트비와 주택가격 부담을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년 동안 한인타운의 신규 건설 허가가 90% 증가했다는 수치만 놓고 보면 건설 경기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허가 건수는 19건에 불과하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