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달리다 보면 바다보다 먼저 만나는 말리부의 상징적 레스토랑, 글래드스톤스가 독립기념일에 다시 문을 열었다. 팔리세이즈 산불로 지난 6개월간 문을 닫았던 이곳이 7월 4일, 야외 데크를 중심으로 영업을 재개한 것이다.
글래드스톤스는 1981년부터 LA를 찾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의 필수 방문지로 자리해왔다. 마이 타이 칵테일과 클램 차우더를 즐기며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는 명소이자, 헐리우드 영화의 단골 배경이기도 했다. 선셋길 끝에서 해변보다 먼저 반기는 곳으로 유명했던 이곳이 다시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레스토랑 운영사 글래드스톤스 레거시 그룹의 짐 해리스 대표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산불 이후 지역 주민들이 다시 모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이 다시 평범한 일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년 초 팔리세이즈 산불은 최소 12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5,400채 이상의 주택을 전소시키며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글래드스톤스 직원 6명도 집을 잃는 피해를 입었다. 레스토랑 자체는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전소를 면했지만, 건물 뒤편은 불에 타고 메인 다이닝룸은 유독성 연기에 오염됐으며, 야외 데크도 낙진으로 피해를 입었다.
지역 주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레스토랑의 휴업을 안타까워했고, 직원들을 돕기 위한 GoFundMe 모금 캠페인으로 약 3만 달러가 모였다.
부지배인 알렉스 페니스턴은 “글래드스톤스는 LA의 상징이자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곳”이라며 “단골들이 매일같이 언제 다시 여느냐고 문의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수차례의 위기와 재오픈을 겪었기에 다시 일어나는 데 익숙하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대표는 지난 6월 초 LA카운티 공공보건국으로부터 보조 주방과 야외 데크 영업 재개 허가를 받은 뒤, 여름 성수기 재오픈을 목표로 공사를 이어왔다. 메인 다이닝룸은 내년 봄쯤 추가 보수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이번 재개장에서는 메뉴가 다소 축소되지만 칼라마리, 버거, 블러디 메리 등 인기 메뉴는 계속 제공된다. 브런치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7월 한 달 동안은 말리부와 팔리세이즈 주민, 그리고 긴급 구조대원들에게 음식과 음료를 50% 할인 제공할 계획이다.
해리스 대표는 “이번 재개장이 팔리세이즈 지역 주민들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카운티가 이곳을 보존하길 원하는 한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며 “올여름 이곳이 다시 사람들의 모임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