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관광·쇼핑 도시였던 산타모니카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랜드연구소(RAND Corp.)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산타모니카의 경제 침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됐으며,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특히 베벌리힐스, 컬버시티, 웨스트 헐리우드 등 인근 도시보다 경기 회복이 크게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산타모니카 전체 소매 공간의 11% 이상이 비어 있다. 이 가운데 약 45%가 3가 프로머네이드와 산타모니카 플레이스에 집중돼 있다. 반면 소매점 공실률은 웨스트 헐리우드 9.2%, 베벌리힐스 6%, 컬버시티 5.2%로 산타모니카보다 낮았다.
매출 감소도 두드러졌다. 2025년 산타모니카의 의류·액세서리 매출은 2015년보다 75% 급감했고, 음식 서비스 매출은 24% 감소했다. 올해 전체 매출도 팬데믹 이전보다 약 3분의 1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수 역시 크게 줄었다. 산타모니카의 세수는 2015년을 100으로 봤을 때 2021년 89% 수준으로 떨어졌고, 2026년 초에는 약 60%까지 감소했다. 특히 노드스트롬 등 다운타운의 대형 소매업체들이 잇따라 떠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역 업주들은 다운타운과 3가 프로머네이드에 대한 관리와 투자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바니즈 빈어리의 운영 책임자 AJ 세이처는 시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밤에는 지역이 더욱 불안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랜드연구소는 노숙자와 범죄 문제가 산타모니카 경제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과 관련해 실제 통계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숙자는 2026년 소폭 감소했으며, 폭행과 강도 사건은 2010년대 초반보다 증가했지만 전체 사건의 70% 이상이 시 면적의 5%에 집중돼 있었다. 특히 다운타운과 해변 지역에서 노숙과 범죄 문제가 집중적으로 나타나 방문객과 업주들에게 더욱 눈에 띄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타모니카 시는 경제 회복을 위해 3가 프로머네이드에 3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콘서트와 스포츠 경기 관람 행사 등 대형 이벤트를 유치할 계획이다. 또 윌셔 블루버드와 브로드웨이 사이에 야외에서 주류를 들고 이동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존’을 조성해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역 사업자들의 행정 절차를 돕기 위한 비즈니스 컨시어지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수도요금과 주차료를 인하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다운타운의 경찰 도보·자전거 순찰도 강화했다.

최근에는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다운타운 산타모니카 측은 3가 프로머네이드 매장의 79%가 임대된 상태라고 밝혔으며, 올해 다운타운의 하루 평균 방문객도 지난해보다 약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찰 단속 강화 이후 범죄도 감소했다. 산타모니카 시에 따르면 2025년 강력범죄와 재산범죄는 전년보다 12% 줄었고, 올해도 약 10% 추가 감소했다. 경찰은 올해 2월과 3월 매주 100건이 넘는 체포를 진행했으며, 마약 수사도 크게 늘렸다.
산타모니카 시는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운타운 발렛파킹 서비스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올리버 치 시티매니저는 산타모니카가 현재의 경제 위기에 하루아침에 빠진 것이 아닌 만큼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 상황에 하루아침에 도달한 것이 아니며, 하루 만에 벗어날 수도 없다”며 “민간 부문에서 대규모 투자가 다시 이뤄질 때까지 우리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