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에서 발달하고 있는 이른바 ‘슈퍼 엘니뇨’에 대한 경고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연방 및 주 정부 고위 관계자부터 지역 방송 기상 전문가들까지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크게 높아지고 있어 캘리포니아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겨울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홍수와 산사태, 해안 침식 등의 피해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엘니뇨의 초기 영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태평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가운데 특히 허리케인 마리는 강한 파도와 폭풍 해일을 일으켜 남가주 해안 지역을 강타했다. 귀상어와 칠레산 쥐가오리, 고래상어, 동태평양 범고래 등 열대 해양 생물도 평소보다 많이 관찰되고 있다. 헌팅턴 비치에서는 올리브 리들리 바다거북이 알을 낳는 모습이 기록상 처음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남가주에 희귀한 해양 생물이 나타나는 것은 대체로 반가운 일이지만, 그 이면에 파괴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UCLA의 저명한 기후과학자인 대니얼 스웨인은 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엘니뇨의 잠재적 영향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놨다.
스웨인은 “현재 내가 보고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공식적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기록적인 수준의 엘니뇨로 인해 캘리포니아에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겨울이 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의 신뢰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3도 이상 높아진 상태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공개한 전 세계 해수면 온도 지도에서도 이러한 이상 고온 현상이 확인된다.

NOAA는 지난달 발표한 전망에서 엘니뇨가 올해 말까지 계속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1950년 이후 기록된 모든 엘니뇨보다 강한 ‘역사적 수준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75%로 제시했다.
스웨인은 “빠르게 온난화하는 기후 속에서 이렇게 큰 현상을 본 적이 없다”며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달 선제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국립기상청(NWS) 관계자들은 지난 5일(월) LA시 관계자들과 만나 엘니뇨가 지역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논의하고 대비책을 점검했다.
NWS 수석 기상학자인 아리엘 코헨 박사는 “매우 강한 엘니뇨는 돌발 홍수와 산불 피해 지역의 토사 유출, 강풍과 토네이도를 동반한 강한 뇌우, 해안 침수, 해변 침식, 위험한 이안류 등 위험한 기상 및 해안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시 관계자들이 폭우에 대비해 저류지와 배수 시설을 적극적으로 정비하고 있으며, 특히 산불 피해로 취약해진 지역을 비롯해 토사 유출 위험이 있는 비탈면을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인을 비롯한 기후과학자들은 엘니뇨가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일 뿐, 반드시 많은 비가 내린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다만 현재 나온 여러 예측 모델이 매우 습한 겨울을 가리키는 데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웨인은 “캘리포니아에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겨울을 이렇게 높은 확신을 갖고 예측한 적이 없다”며 “이 같은 전망이 캘리포니아가 선제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