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독성 버섯으로 요리한 음식을 먹고 일가족 세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CNN 등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호주 빅토리아 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며느리가 제공한 버섯 요리를 먹은 후 시부모와 친척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고 9일 보도했다.
이들은 며느리가 준비한 버섯요리를 먹은 당일 저녁부터 식중독과 유사한 심각한 증상을 보였으며 일주일 후 사망했다. 중태에 빠진 한 명은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간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식사를 제공한 에린 페터슨(48)의 자택을 수색했다. 에린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로 풀려났다.
경찰은 이들이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버섯 중 하나로 알려진 아마니타 팔로이데스 버섯을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빅토리아주 경찰 강력반장인 딘 토마스 경감은 기자 회견에서 “현재로서는 사망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제공한 에린이 용의자인 것은 맞으나 에린이 결백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린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나는 그들을 사랑했고 두 분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프다”라고 호소했다.
호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린과 남편 사이먼 패터슨은 별거 중이며 사이먼 또한 작년 심각한 장 문제로 사망 직전에 이르렀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집에서 쓰러져 16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고 소장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람이 별거 중임을 확인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사망한 에린의 시아버지인 윌킨슨 패터슨 목사는 이 마을에서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목사로 잘 알려져 있었다. 지역 교구민들은 “우리는 이번 일로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며 “지금 이 마을에서 슬픔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버섯 중독의 90%를 차지하는 아마니타 팔로이데스 버섯은 서늘하고 습한 기후에서 발견되며 소량만 섭취해도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빅토리아주에서는 2020년에도 독버섯 중독으로 8명이 병원에 입원하고 그중 한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