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앞으로 미국과 캐나다 이민을 위해 브라질에 입국하려는 일부 아시아 국가 외국인들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브라질 법무부가 21일(현지시간 )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26일부터 실시되는 이 조치는 브라질에서 입국 비자를 얻어 체류하는 아시아계 이민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브라질과 비자 면제 협정을 맺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주민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브라질 연방 경찰이 AP통신에게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북미 이민자들은 대체로 상파울루 국제공항에서 다른 목적지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매한 다음에 브라질에 거주하면서 나중에 북쪽으로 여행을 할 수있는 곳에 머문다고 한다.
이처럼 공항에서 난민 신분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70%이상은 인도 , 네팔, 베트남 국적의 이민 희망자들이라고 브라질 경찰의 자료에 나와 있다.
하지만 다음 주 부터는 브라질 공항에 비자 없이 입국하는 사람들은 애초의 목적지로 그냥 가든지, 아니면 출발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브라질 법무부는 밝혔다.
브라질 법무부의 연방경찰 수사관 마린호 다 시우바 헤젠데는 지난 해 초부터 상파울루 시 부근의 과룰로스 공항에는 엄청난 이민군단이 입국 러시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물증으로 볼 때 그런 이민자들은 대개 상파울루를 거쳐서 서부 아크레주로 이동한 다음 페루를 거쳐 중남미 국가를 통해 미국 남부지역 국경 너머로 입국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브라질 경찰의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AP조사 결과 7월에 아마존 지역을 통과한 이민들 가운데에는 베트남인과 인도인들이 많았다. 그 중 다수는 페루와의 국경지대인 아크레 주로 돌아갔고 미 국경수비대는 이들의 동태와 이동 방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브라질 경찰은 내주 부터의 가이드라인은 이미 상파울루 국제공항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500여명의 이민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의 이번 조치는 국경 수비를 맡은 아크레주 경찰이 미국 외교관들과 브라질 지방 정부 당국의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에 불법 아시아계 이민들이 많이 대기중인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뒤 나온 것이다.
그 중에는 특히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많으며 아예 입국 서류가 없거나 다른 제 3국의 가짜 서류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브라질 경찰은 ” 우리가 걱정하는 건 그들이 경찰을 피해서 도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보호자 없는 단독 어린이 이민들과 마약 거래범들이 ‘코요테’ 범죄 조직의 그물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록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경찰은 올 해 7월 15일까지 총 9082건의 귀화 희망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는 2023년 한 해에 들어온 신청보다 두 배나 많으며 10년 이래 최다의 숫자라고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그 중에서 브라질에 체류할 수 있는 서류를 발급받는 숫자는 수 백명에 지나지 않는다.
브라질은 역사적으로 난민과 이민을 환영해왔으며, 특히 최근 몇 년에는 국가원수의 이념적 편향과 무관하게 아프간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왔다.
하지만 브라질 이민을 단지 북미 이민의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보고서는 정부에게는 큰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브라질은 현재 아이티,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주의적 (난민) 비자를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이민 시스템에 큰 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브라질 정부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2021년 9월에서 2024년 4월 까지 아프가니스탄 난민 비자를 가진 이민만해도 1만1248명을 입국 시켰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2023년 1월 집권 초기에 브라질을 다시 국제적으로 안전하고 질서있는 정규 이민의 나라로 돌려놓겠다고 국제협정을 통해서 밝혔다.
이에 따라서 룰라 정부는 여전히 인도주의적 비자를 인정하고 있지만,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부의 규정은 좀 더 엄격하게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