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사시대 바다를 지배했던 거대한 상어 메갈로돈(Megalodon)은 영화 속에서 백상아리의 거대 버전으로 자주 묘사된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형태를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학술지 ‘팔레온톨로지아 일렉트로니카(Palaeontologia Electronica)’에 게재된 UC 리버사이드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갈로돈은 지금까지 알려진 모습보다 훨씬 길고 가느다란 몸을 가진 상어였을 가능성이 높다.
메갈로돈은 약 300만 년 전 멸종된 바다 생물로, 지구 상에서 가장 강력한 포식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완전한 골격 화석이 발견된 적이 없어, 연구자들은 주로 치아와 척추 화석을 기반으로 형태와 크기를 추정해 왔다.
UC 리버사이드 연구팀은 메갈로돈의 척추를 분석하고 100종 이상의 살아있는 상어 및 멸종된 상어와 비교한 결과,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긴 몸집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갈로돈은 길이 약 80피트(약 24m), 무게 94톤에 달했으며, 비슷한 체형의 백상아리보다는 레몬 상어와 더 유사할 것으로 추정됐다.
팀 하이암(Tim Higham) UC 리버사이드 생물학자는 “메갈로돈은 수영할 때 배로 이끄는 것보다 머리로 이끄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라며, “진화는 종종 효율성을 향해 나아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긴 몸집이 짧고 빠른 공격보다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장거리 이동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갓 태어난 메갈로돈의 크기만 해도 약 13피트(약 4m)로 성체 백상아리 크기에 해당할 정도로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갈로돈이 태어나자마자 이미 강력한 포식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UC 리버사이드의 상어 생물학자 필립 스턴즈(Philip Sternes)는 “거대한 메갈로돈들이 태어난 직후부터 해양 포유류를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UC 리버사이드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단순히 메갈로돈의 모습만이 아니라 어떤 동물들이 왜 거대하게 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메갈로돈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꿀 가능성이 높으며,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더욱 정교한 복원 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철 기자>
<박성철 기자>